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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미, 비핵화 판 깰 의도 없지만 거친 신경전

등록 2018-07-08 21:37수정 2018-07-08 22:21

“강도적 비핵화 요구” “우리가 강도면…”
미군 유해송환 12일 회담은 합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도쿄에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를 한 뒤 손을 맞잡고 기자들 앞에 서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도쿄에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를 한 뒤 손을 맞잡고 기자들 앞에 서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6~7일 평양에서 진행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고위급회담에서 진전이 있었으며, “북한은 (대륙간탄도) 미사일 엔진 실험장 파기를 약속했다”고 8일 밝혔다. 한편으로, 북-미는 이번 고위급회담 뒤 비핵화와 상응조처를 포함해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 방법론에서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내, 앞으로 팽팽한 신경전을 예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강경화 외교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상과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를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틀간 김영철 부위원장과 선의를 갖고 회담을 했다”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확인했으며, 미군 유해 반환을 논의했다. 우리는 세계를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일 김 부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뒤 평양을 떠나기 전 수행 기자들한테 “거의 모든 주요 쟁점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북한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12일 판문점 실무회담을 여는 데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 중인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아침 “북-미가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비춰보면, 북-미는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6·12 공동성명 이행에 필요한 주요 쟁점별 실무협의 틀을 구축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쪽은 미국 쪽의 이런 발표 내용을 아직 ‘확인’하지 않고 있다.

북쪽은 7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부에 공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시브이아이디(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며 “회담 결과는 극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쪽은 담화에서 미국의 태도를 비판하면서도 “제재 해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아울러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8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뒤 회견에서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으면 전세계가 강도다”라고 맞받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분명히 말하겠는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확인했다”고 전제하고는, “(대북) 제재는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가 있을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고노 외상과 양자 회담 뒤 트위터를 통해 “최대의 압박”이라는 표현을 한달여 만에 다시 써 눈길을 끌었다. 미국 고위 인사들은 6월1일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무렵부터 “최대의 압박”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최대의 압박’이란 말은 사용하고 싶지 않다. (미-북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반적으로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양쪽이 6·12 공동성명 이행 과정에서 첫 고빗길에 접어든 모양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우리 앞의 미래에는 어려움과 도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고, 북쪽은 담화에서 “역풍이 불기 시작하면”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3차 방북 때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지 못한 사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을 꼭 만나리라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도쿄 워싱턴/조기원 이용인 특파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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