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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은 어디 갔나 했더니…이번엔 ‘삼지연군’ 경제 시찰

등록 2018-07-10 11:46수정 2018-07-11 13:46

<노동신문> 등 김 위원장 공개활동 8일 만에 보도
북-중 접경지역인 량강도 삼지연군 농장, 건설장, 공장 방문
경제현장서 계획경제, 현대화, 과학기술, 자율성 등 강조
10일자 <노동신문> 갈무리
10일자 <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 오지인 량강도의 삼지연군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당 중앙위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치에 5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예상과 달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6~7일)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남북통일농구경기’ 방북단(4~5일)의 평양 체류 기간은 물론 ‘혁명의 수령’이라 불리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24주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활동과 관련한 북쪽 매체의 보도는 신의주방직공장·신의주화학섬유공장 현지지도(<노동신문> 2일치) 이후 여드레 만, 평안북도 신도군인민과 신의주화장품공장에 선물을 보냈다는 <노동신문> 보도(4일) 이후 엿새 만이다.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현지지도는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삼지연군 꾸리기’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단천발전소 건설, 황해남도 물길 2단계 공사와 함께 “중요대상건설”로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삼지연군 현지지도에서도 “혁명의 성지 삼지연군을 전국의 본보기군, 공산주의 리상향”이자, “현대문명이 응축된 산간도시의 전형” “농촌·농업 기계화의 표준단위” “감자농사의 본보기 단위”로 꾸리는 데 필요한 지시를 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이 없는 가운데 <노동신문>이 삼지연군 현지지도 소식을 특집 보도한 데에는, ‘혁명의 성지’와 ‘사회주의경제 건설 총력 집중’이라는 새 전략노선(4·20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정)을 연결해 ‘경제강국 건설’에 힘을 쏟자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지연군은 김일성 주석이 일제 때 무장투쟁을 벌인 ‘밀영’(비밀본부)이 있는 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난 ‘혁명의 성지’라고 북한은 선전해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전체 신문 지면 8면 가운데 1∼5면에 걸쳐 사진과 함께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의 중흥농장, 건설장, 감자가루 생산공장 등을 돌아본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때나, 8일 북한 당·정·군 간부들이 김일성 주석 사망 24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을 때 세간의 예상과 달리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1년 11월 집권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기일에 참배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북 언론 보도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행보는 지난 7월2일 신의주 방직공장과, 화학섬유공장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이 시간 차를 두고 보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에 대한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보도 내용만 보면 김 위원장이 직전 현지 지도 현장인 평안북도 신의주시(특수경제지대)에서 더 북쪽에 있는 양강도 삼지연군을 연이어 방문하는 등 계속 북-중 접경 지역에 머물고 있다고 추론할 수도 있다. ‘삼지연군 꾸리기’는 북한 정부 수립 70돌인 올해 북한에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단천발전소 건설과 함께 ‘3대 중요 건설 사업’으로 꼽힌다.(<노동신문> 7월3일치 1면 사설) 아울러 <노동신문>은 5월28일 4면 머리기사로 “혁명의 성지 삼지연군을 전국의 모범군, 본보기군, 특색있는 산간도시로 훌륭히 꾸리자”는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김 위원장은 삼지연군 중흥농장을 방문한 취지에 대해 “감자농사를 보다 높은 과학적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서 나서는 실천적인 문제들을 료해대책하시기 위하여 삼지연군 중흥농장을 찾으시였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인 황병서, 조용원, 김용수 등이 동행했다.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은 7월이면 생기는 감자역병, 장마철 피해 등을 막기 위해 농업기술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농업기술일꾼과 포전담당자의 책임성과 역할을 강조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포전담당제는 포전(구획을 나눠놓은 경작지) 하나를 기존보다 더 적은 인원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영농 방식으로 개개인의 책임성, 자율성이 중요하다. 중국의 개혁 과정에도 영농 규모가 점점 작고 개인화되는 모습이 나타난 바 있다. 이는 곧 북한이 경제에 있어서 보다 ‘자율성’을 더 강조하고 있는 모습으로, 개혁개방의 일환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특히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은 “농기계현대화”, “종합적기계화”, “과학화”, “현대 문명”,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기준” 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 신문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은 삼지연군 건설장을 찾아서는 “삼지연군 건설을 철저히 교양구획, 살림집구획, 현대거리구획, 산업구획, 체육문화교육구획, 상업봉사구획, 관광구획으로 가르고 비준된 총계획안에 준하여 진행하여야 한다”고 말하며 ‘계획경제’를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남북이 지난 4일 판문점에서 만나 합의한 산림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을 건설하면서 산림을 파괴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안된다고 강조하시면서 나무 한그루와 풀 한포기도 결코 무심히 대할수 없는 혁명의 성지라는것을 명심하고 백두산지구 생태환경을 그대로 보존하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경제 현장에서 드러난 문제점 지적하기도 했다. “일군들이 공장건설초기 기술신비주의에 빠져 경제적타산이 맞지 않는 설비를 차려놓고 생산에 지장을 준데 대하여 지적하시였다”는 식이다.

특히 이날 보도에서 눈에 띄는 점은 김 위원장이 현장 상황에 따라 당에서 각종 규제를 풀어주겠다고 여러차례 말한 대목이다. 예컨대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지도하면서 “감자를 수확하는 족족 수송하기 위한 감자수송대를 조직하는데 필요한 륜전기재들을 당에서 풀어주시겠다”고 말하고, 중흥농장에서는 “실지 농사일을 모두 기계로 하자면 어떤 설비들이 얼마만큼 필요한지 주저하지 말고 충분히 타산하여 제기하면 당에서 적극 풀어주겠다”고 하는 식이다. 이 또한 경제 현장의 판단을 신뢰하고 일정한 자율성을 주며, 이들의 요구를 중앙 정부에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관련 영상] 한반도 냉전해체 프로젝트 ‘이구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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