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한국군 참전용사의 유해 한 구씩을 각자의 고국으로 돌려 보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3일 오전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행사’를 열어 미국이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국군 전사자 고 윤경혁 일병의 유해를 돌려 받았다. 윤 일병의 유해는 지난 2001년 북한 평안남도 개천 지역 북-미 공동유해발굴 과정에서 미군 유해에 섞여 나왔다.(
▶관련기사: 68년간 북녘 땅 잠든 20살 송 일병, 언제쯤 집에 돌아오나) 윤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 뜻에 따라 고향인 대구 달성군 선산에 모셔질 예정이다.
한편 한국 군 당국도 국내에서 발굴한 미군 유해 한 구를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을 통해 돌려 보냈다. 미군 유해의 신원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16년 6월 강원도 철원 잠곡리 무명1025고지에서 유해 발굴을 하던 중 이 미군 전사자의 유해를 발견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정밀 감식을 통해 유해가 유럽계임을 확인했고, 지난해 두 차례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최종적으로 미군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군 유해는 미8군 영현소를 거쳐 미국으로 보내진다.
국방부는 2000년 유해발굴을 시작한 뒤 모두 10차례에 걸쳐 미군 유해 13위와 영연방 유해 3위를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미국 또한 북-미 공동 유해발굴을 통해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국군 전사자 유해를 각각 2012년(12위), 2016년(15위) 두 차례에 걸쳐 한국으로 송환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소속 발굴병들이 강원도 홍천군 풍천리 벙커고지에서 유해발굴을 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한편, 이번 행사에는 고 윤 일병의 유가족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멕 케이그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장 등이 참석했다. 송 장관은 이날 추모사를 발표하며 “현재 북한 지역에서 발견된 미군의 유해를 송환하기 위한 북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라며 “또 언젠가는 남과 북이 비무장지대(DMZ)에서 공동으로 유해 발굴할 날이 올 것을 기대한다. 이에 대비하여 우리는 유해발굴단의 전문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상시 투입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으로 가는 길을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멕 케이그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 국장은 “우리나라(미국) 전사자라 여겨지는 유해를 인도받고, 더 중요하게 미 제1기병사단 소속으로 용감하게 전투했던 고 윤경혁 일병의 유해를 미국 대표해 인도해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고 화답했다. 브룩스 유엔군사령관도 “우리는 전투에서 사망한 전사자들과 그리고 실종자와 포로로 분류된 분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는 엄숙한 충족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이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하는 가장 낮은 단계인, 최소한의 책임이며, 그보다 더 큰 책임은 실종자들 모두를 찾아 그들의 가족들에게 돌려줌으로써 불확실함과 고통에 시달렸던 시간에 종지부를 찍어주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2명의 전사자들을 수년간의 탐색 및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 끝에 이들을 가족들의 품에 보내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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