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발생한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현장. 국방부 제공
정부가 해병대 장병 5명의 목숨을 앗아간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사고조사위원회에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20일 ‘마린온 사고 개요 및 조사 진행 설명’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어 이렇게 밝혔다. 이날 국방부의 지난 17일 오후 사고가 발생한 지 3일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과 함께 조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김태성 해병대사령부 참모장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기자실에서 “먼저, 지난 7월17일 임무수행 중 순직한 마린온(MUH-1) 2호기 승무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 들께 거듭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지난 17일 사고 헬기인 마린온 2호기가 정비를 마친 뒤 시험비행을 위해 오후 4시41분에 이륙했고, 그 뒤에 주 로터(회전날개)가 항공기에서 분리되면서 동체가 지상에 충돌, 화재가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국방부는 ”이 사고로 탑승 승무원 6명 중 5명이 순직했고, 1명은 울산대 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 중에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라며 “해병대는 본 사고의 엄중함을 인식해서 7월17일 사고 직후 곧바로 육·해·공군 합동으로 항공기 운용 및 항공기 사고조사 분야 전문가들로 사고조사 위원회를 구성(비행·정비·일반분야 등 3개 분야)하여 조사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조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수리온 개발에 관여한) 국방기술품질원을 배제하였고, 유가족이 추천하는 항공전문가와 민간 항공기사고조사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설명을 들어보면 사고 조사위는 단계별 조사계획을 수립해 현재 조사를 하고 있다. 국방부는 “7월18일 현장조사와 목격자 진술 확인,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자료 등의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였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항공기에 탑재되었던 비행기록장치 등을 회수하여 복원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조사위원회는 기초조사를 완료한 후, 정밀분석 및 사고원인 도출과 검증을 통해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며,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가 완료되면 유가족 분들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그 결과를 알려 드리겠다”며 “다시 한 번 고인이 되신 전우들의 명복과 유가족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병대사령부는 같은 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사고 영상이 촬영된 폐쇄회로텔레비전 영상을 확보 및 공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국방부는 17일 해당 영상을 확보했고, 유가족들이 동영상을 요청한 데 따라서 18일 유가족에 사건 개요를 설명할 때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해병대는 “투명한 사고 조사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국방부와 사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사고 영상 제공을 결정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