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촬영한 북한 평성 자동차 공장. 대륙간탄도미사일 조립시설(붉은 원)이 여전히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설은 최근 해체된 것이 민간위성을 통해 확인됐다. 누리집 갈무리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일부 시설을 해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번에는 평양 인근에 세워졌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시설도 해체된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5일 “평안남도 평성의 한 공장부지에 세워졌던 미사일 조립시설이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 20일과 21일, 24일 평성에 있는 3·16 자동차 공장 일대를 촬영한 민간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같은 곳을 촬영한 사진에는 이 시설의 모습이 찍힌 점으로 볼 때 해체 작업은 이 이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실린 이동발사차량을 시찰하는 모습.
앞서 <미국의소리>는 북한이 지난해 11월29일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이 바로 이 시설에서 조립된 뒤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옮겨 실었다고 추정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조립시설과 맞닿아 있는 자동차 공장 안에서 ‘화성-15형’을 실은 9륜 이동식발사차량의 이동을 지휘하기도 했다.
위성사진 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24일 이 시설이 위성사진상 자취를 감췄다는 게 동의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앞서 <미국의소리>는 이 시설이 처음 확인된 지난해 11월 이 시설이 조립되는 데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센 연구원도 이 시설에 대해 “설치가 쉽고 해체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25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이 시설이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으나 3월9일 사진에서는 건물 옆 작은 구조물만 남긴 채 사라진 뒤 다시 4월7일 사진에서는 시설이 들어섰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따라서 이 시설이 언제든 재조립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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