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12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콜리어 필드 하우스’ 체육관에서 열린 유해송환 행사에서 장병들이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6구를 운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는 27일 한국전쟁 당시 숨진 미군 유해 50여구를 미국 쪽에 넘긴다. 미군 유해 송환은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해 공동성명에 명시한 사항으로, 북-미가 공동성명 이행의 첫발을 내디뎠다.
북-미 관계에 밝은 정부 소식통은 26일 “미군 수송기가 내일 원산으로 가서 유해 55구를 실어 오산으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이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유해를 인계해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로 이송해 온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 15~16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군 장성급 회담과 실무회담에서 일차적으로 합의됐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확정은 26일 오후에서야 됐다는 게 주한미군 쪽 설명이다.
앞서 북한은 며칠 전 (유해 송환용) 나무상자를 수령해 갔다고 정부 당국자가 이날 전했다. 주한미군 쪽은 지난달 유해 송환에 쓰일 나무상자 100여개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이송하고 유해를 미국으로 보낼 때 필요한 금속관 158개를 오산 공군기지에 마련해뒀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은 유해를 넘겨받으면 현지에서 간단한 확인을 한 뒤 오산 공군기지에서 추가 신원 확인 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오산에서 봉환식을 한 뒤 유해들을 하와이로 옮겨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은 2007년 이래 11년 만이다. 한국전쟁 때 실종된 미군은 약 7700명이고, 이 가운데 5300명이 북한 지역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990~1994년 미국에 미군 유해 208구를 전달한 바 있으며,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미가 북한에서 벌인 33차례의 공동조사를 통해 229구가 송환됐다. 미군은 여기서 모두 334구의 유해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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