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3일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해 숙소인 시내 한 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3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이날 아침 6시께(현지시각)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곧바로 숙소인 싱가포르 시내 호텔로 이동했다. 공항에서는 귀빈용 출구에서 입국 절차를 밟아 취재진에게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숙소 앞. 아침 7시 정각, 리 외무상은 북한 쪽 차량 3대 가운데 맨 앞 차량에서 내렸다. 리 외무상은 마중나와 있던 호텔 직원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호텔 쪽에서 준비한 꽃다발을 받아 곧장 5층으로 올라갔다. 대기중이던 취재진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날 예정인가” “미국과의 회담 가능성을 어떻게 보냐”는 등 질문을 건넸으나 리 외무상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리 외무상이 싱가포르에 도착함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국들의 외교전도 막이 올랐다. 한국·미국·일본 모두 북쪽에 포럼 계기 외교장관 회담 개최 의사를 밝혔으나 어느 쪽도 2일 밤까지는 북쪽으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의 첫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11년 만의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지 주목된다.
잇단 핵·미사일 실험으로 외교폭을 넓히지 못했던 지난해 포럼 때와 달리 북한은 이번 포럼 기간 캄보디아, 라오스 등 4~5개국과 외교장관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담은 북한이 먼저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기간 중 여러 계기에 북한과 관련해 북한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북한과 상대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두 나라는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고도화됨에 따라 북한과 거리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리 외무상이 어떤 메시지를 준비했을지도 관심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주요국 외교 장관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화보]
싱가포르/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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