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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국방백서 ‘북한은 우리의 적’ 문구 사라진다

등록 2018-08-22 11:01수정 2018-08-23 08:54

국방부 “올해 말 발간 때 삭제 검토”
군사적 위협 표현 문구로 대체 고심
2016 국방백서
2016 국방백서

정부가 격년으로 발간하는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란 문구를 삭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22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국방백서의 북한군 표현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12월 발간 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합뉴스>는 이날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연말 발간되는 2018년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의 삭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의 문자 메시지는 이 보도에 대한 반응이지만, 당장 보도 내용을 부인하진 않았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는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이 있었던 2010년 국방백서 때부터 들어갔다. 2016년 국방백서는 ‘제2장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정책’에서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특히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사이버공격, 테러위협은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이 문구가 ‘남북간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를 규정한 4·27 판문점 선언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발간하는 정부의 공식 책자에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채 북한군과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적대 행위 해소 조치들을 협의해 나간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충분히 표현할 있는 문구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올해 들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는 등 군사적 위협 수준을 낮춘 사실도 ‘적’이란 표현의 삭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국방백서는 북한을 ‘적’이라고 규정한 배경에 대해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위협을 지속하기 때문이라며 조건이 딸린 표현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 위협과 도발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면 ‘적’이란 표현이 삭제될 여지를 남겨놓고 있는 셈이다.

국방백서는 과거에도 북한을 어떻게 규정할지를 놓고 ‘주적 논란’ 등 여러차례 파동을 겪었다. 정부는 1994년 3월 남북간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박영수 북쪽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것을 빌미로 1995년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주적’이란 표현을 처음 도입해 계속 사용한 바 있다. 그러나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주적 표현이 논란이 되면서 2004년 국방백서부터 이를 삭제한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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