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살만큼 산 우리, 마지막으로 만난 거지” 눈물의 작별상봉

등록 2018-08-26 11:14수정 2018-08-26 14:53

2차 이산가족 상봉 눈물의 작별
2박3일 일정 마무리…오후 귀환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후 단체상봉이 진행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박춘자(77) 할머니가 북측의 언니 박봉렬(85) 할머니와 다가오는 작별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행사 마지막 날 진행되는 작별상봉은 남북 합의를 통해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1시간이 늘어났다. 사진공동취재단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후 단체상봉이 진행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박춘자(77) 할머니가 북측의 언니 박봉렬(85) 할머니와 다가오는 작별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행사 마지막 날 진행되는 작별상봉은 남북 합의를 통해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1시간이 늘어났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시간이 이제 다시는 안 오겠죠”

사흘 간의 짧았던 만남이 끝나는 26일 아침, 네살 많은 언니와의 작별을 기다리는 여든둘의 이인숙씨가 말했다. 기쁨과 서러움의 눈물로 만남의 장의 장이 열렸던 금강산호텔은 이제 ‘작별상봉장’이 됐다. 오전 10시 작별상봉을 위해 남쪽 가족들이 9시 반께 2층에 마련된 연회장을 먼저 채우기 시작했다.

아버지 조덕용(88)씨를 만난 남쪽의 아들 조정기(67)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얼굴 봤으니까”, “어머니 대신 한풀이 했”으니 “그냥 기분이 좋다”고 했다. 조덕용씨와 상봉한 남쪽의 동생 조상용(80)씨는 “담담하다”며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내 나이가 80이 넘고 형 나이도 이제 거의 90인데 이제 우리는 살만큼 살았어. 마지막으로 만난 거지. 통일이 어서 됐으면 좋겠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북쪽의 언니 량차옥(82)씨를 기다리며 남쪽의 동생 양경옥(74)씨는 “작별 상봉에서 언니와 헤어지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북쪽의 오빠 허양한씨와 상봉한 허금분씨는 “너무 빨라서 아쉽다”며 “작별 상봉에서 오빠에게 전할 말이 있다”고 했다. 사흘째 만남에서 아흔의 동생이 오빠에게 전할 말이 무엇일까? 동생은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북쪽의 강호례(89)씨와 만난 조카 강미자씨는 “눈물이 나서 아침 내내 울고 왔다”고 했다. 연회장에 들어선 강씨의 눈은 벌겠다. 북쪽 언니를 기다리고 있던 최성랑(74)씨는 “오늘은 언니가 많이 울지 않게 기쁘게 만나고 헤어지겠다”고 말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최연소 남쪽 참가자 김연준(7)군은 어머니 이진안(48)씨를 따라 북쪽의 고모 할머니 홍영옥(60)씨와 만났다. 전날 개별상봉에서 오목과 장기를 함께 뒀다는 김군은 “재밌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틀 전 쑥스러워 하던 김군은 부쩍 북쪽의 친지들과 친해진 모습이었다.

북쪽의 오빠 리인우(88)씨와 이별을 준비하는 남쪽의 두 여동생 이경자(74)씨와 이정자(72)씨도 말을 이어가며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이경자씨는 “아쉽지. 만나면 헤어져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 그냥 건강했으면 좋겠어. 어쩌겠어. 통일이 당장 되는 것도 아니고”라며 오빠를 기다렸다.

금강산/공동취재단,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화보] 2018 이산가족 상봉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