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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도 ‘솔릭’ 때문에 76명 사망…실종자 대부분 ‘어린이’

등록 2018-09-06 20:27수정 2018-09-06 22:57

국제적십자사, “날씨 추워지는데…
주민들 건강, 식량 문제 걱정”
피해 심각하지만 정작 ‘통일부’는 침묵
“눈치보지 말고 인도지원 의사 밝혀야”
국제적십자사 누리집 갈무리
국제적십자사 누리집 갈무리
태풍 ‘솔릭’이 강타한 북한에 심각한 홍수가 발생해 76명이 목숨을 잃고 75명 이상이 실종된 상태라고 국제적십자사가 밝혔다. 국제기구가 수색 및 구출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정도가 상당해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제적십자사(IFRC·이하 적십자사)는 6일 공식 누리집에 자료를 내어 북한에 심각한 홍수가 발생해 76명이 사망했고, 이에 적십자사가 수색 및 구출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자료를 보면 75명 넘는 이들이 여전히 실종 상태에 있다. 실종자 가운데 대부분이 어린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한에 있는 적십자사 소속 자원 봉사자들은 홍수 피해가 심각한 황해남도와 황해북도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고 적십자사는 밝혔다.

적십자사는 폭우로 인해 이 지역에 대규모 홍수가 났으며, 낮은 지대에 있는 땅들이 밀려나 주택, 병원, 학교 등을 포함해 건물 800개 이상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적십자사가 이 지역 시민들에게 담요와 위생용품, 응급처치 등 제공하고 피해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호송, 이동식 정수 처리 장치를 보급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십자사 평양 사무소 관계자는 “(홍수 피해로) 수천명이 집을 잃었고, 보건 서비스, 피난처, 음식, 안전한 식수와 위생 시설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추운 계절이 다가오는데 이 재앙이 일부 지역 사회 주민들의 건강문제와 식량 불안정을 야기할지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격적으로 ‘판문점 선언’에 합의하는 등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북한에서 발생한 극심한 홍수 피해와 관련해 당장 인도적 지원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발생한 재난에 국제사회가 주목하는데도 정작 우리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통일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북쪽에서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요청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북제재와는 관련이 없는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도 통일부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태풍 피해가 공개적으로 알려진 현 상황에서는 통일부가 오히려 먼저 나서 대북 인도지원 800만 달러를 집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눈치만 볼 게 아니라 과감하게 국제적십자사 등을 통해 지원 의사를 밝혀야 한다. 남북관계가 정치적으로도 점점 나아지는 상황에서 남북이 인도적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원 의사를 표명하는 그 자체로 정치군사적 사안과는 별도로 인도적 정신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며 “제재로 인해 판문점 선언 등 남북 간 합의 이행이 미진하고 북-미 관계가 교착된 현 국면을 인도적 지원을 통해 상쇄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적십자사는 지난달 23일에도 자료를 내어 태풍 솔릭의 예상 경로에 따라 조기 경보 및 대피 시스템을 가동하고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강원도, 함경남도 및 함경북도 지역에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4만2000여명의 적십자사 소속 자원 봉사자와 재난 대응팀이 수색, 구호, 피난, 응급 처치, 응급 용품 배포, 수인성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한 활동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한반도를 관통해 지나간 태풍 ‘솔릭’ 때문에 16명이 목숨을 잃고 5만8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농경지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국제기구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지난달 24일 북한에 상륙한 태풍 솔릭은 강원도와 함경남도 지역에 큰 피해를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알리슨 프리배이런 국제적십자연맹 스위스 제네바 본부 공보담당관은 이 매체에 “특히 문천시(강원도)의 상수도 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봐 이 지역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수만명이 안전한 물을 쓸 수 없어 홍수로 오염된 강과 시냇물에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태풍 솔릭이 북한 지역을 지나간 8월23∼24일께 문천시에 폭우가 601㎜나 쏟아지면서 12시간 강수량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두번째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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