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권 수립일인 9일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개막 공연이 이뤄졌다고 북한 매체들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에 실린 공연 장면 중 일부로, 경기장 상공에 드론을 띄워 '빛나는 조국'이라는 글자를 표현했다.연합뉴스
북한이 5년 만에 수만 명이 동원돼 매스게임 등을 펼치는 ‘집단 체조’를 재개했다. 2013년 열린 집단 체조 ‘아리랑’과 때와 달리 이번에 선보인 ‘빛나는 조국’에는 드론 등 최신기술이 동원됐다. 또, 반미 구호가 사라지고 남북관계, 평화와 번영 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등장했다.
북한은 9일 정권 수립 70돌을 맞아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새로운 집단 체조, ‘빛나는 조국’을 선보였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은 북한의 집단 체조를 “체육과 사상, 예술을 종합적으로 배합한 북한 특유의 대중적인 체육활동”, “혁명사상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이야기 중심으로 엮어”낸다고 설명한다. 수만명이 참여하는 매스게임을 펼치는 게 대표적이다. 이번 ‘빛나는 조국’에는 10만명이 동원됐다고 전해진다.
10일 북한 매체와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새 집단 체조 ‘빛나는 조국’은 과거 북한의 집단 체조와는 여러 차이가 있다. 이번 9·9절 계기 집단 체조에는 드론(무인기), 레이저, 영상 기술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이 동원됐다고 전해진다. 드론이 공중에서 대형을 이뤄 ‘빛나는 조국’이라는 문구를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지난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개막 공연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인간 카드섹션으로 만든 '조선아 영원무궁 만만세' 문구가 보인다. 연합뉴스
집단 체조에서 강조하려는 메시지도 지난 2013년 7∼9월 같은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아리랑’과 다르다. 과거에는 반미 구호를 외치거나 북한의 핵 능력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이런 내용이 모두 사라졌다. 대신 북한은 ‘빛나는 조국’을 통해 “평화·번영, 통일의 새 시대”, “4·27 선언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등 남북 화해 분위기를 강조하는 메시지와 한반도기 등을 형상화한 카드 섹션을 선보였다. 이번 체조에서 나온 영상 가운데는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는 모습도 등장했다.
평양 현지에서 이러한 광경을 지켜본 외신들은 과거 집단 체조와 이번 ‘빛나는 조국’이 여러 면에서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윌 리플리 <시엔엔> 기자는 트위터에 “5년 만에 선보인 북한 집단체조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언급없이 마쳤다”는 후기를 올렸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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