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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2000년, 2007년 ‘맞잡은 손’ 치켜든 남북 정상…이번에도?

등록 2018-09-17 23:18수정 2018-09-17 23:51

되돌아본 1·2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DJ-김정일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함께 불러
노무현 대통령때는 ‘하루 더…’ 제안받기도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18~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은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세번째로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은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이라는 것 자체로 역사가 됐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라는 미완의 화두를 남겼다.

2000년 6월13일 김 대통령은 평양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서울공항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남북 7천만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냉전 종식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김 대통령의 목소리에선 벅차오르는 감회와 굳은 각오가 묻어났다. 김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남쪽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다.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은 방북 둘째 날인 6월14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3시간14분 동안 회담하고, 6·15 공동선언문 작성에 합의했다. 1차 회담이 내내 순탄치만은 않았다. 두 사람은 선언문 서명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김 국방위원장은 김용순 비서나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이름을 넣자고 주장했다. 김 대통령이 남북 정상의 이름과 직책을 넣어야 한다고 설득하자, 김 국방위원장은 “대통령이 전라도 태생이라 그런지 무척 집요하군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김 대통령이 “김 위원장도 전라도 전주 김씨 아니오. 그렇게 합의합시다”라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14일 평양 목란관에서 남북공동선언에 합의한 뒤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밝게 웃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14일 평양 목란관에서 남북공동선언에 합의한 뒤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밝게 웃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회담 뒤 열린 만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양쪽 참석자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불렀다. 두 정상은 만찬 도중 공동선언문 최종안을 보고받고, 연단으로 나가 손을 잡고 두 팔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마침 그 자리에 사진기자들이 없어 기자들을 부른 뒤 다시 같은 포즈를 취했다.

남북 정상은 7년 만에 다시 평양에서 만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10월2일 남북을 가로막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뒤 남쪽 최고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 장면은 <시엔엔>(CNN)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표시한 노란 선 앞에서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방북 첫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정상회담은 방북 둘째 날인 10월3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3시간51분 동안 진행됐다. 김 국방위원장은 오후 회담에서 노 대통령에게 “오늘 일정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며 갑작스럽게 체류 연장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돌발적인 제안은 그날 저녁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이 비로 취소될 수 있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오후 회담 마지막에 체류 연장 제안을 스스로 거둬들였다. 비가 그쳐 아리랑 공연도 예정대로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밝게 웃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밝게 웃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노 대통령은 방북 첫날인 10월2일 김 상임위원장을 만난 뒤 “엄청난 사고방식의 차이를 느껴 잠을 자지 못했을 정도였다. 벽이 너무 두꺼워 한가지나 합의할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10·4 선언 서명식을 마친 뒤 두 정상은 7년 전 그때처럼 손을 잡고 두 팔을 들어올렸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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