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모두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문정인 특보
‘가장 인상적인 순간’ 물음에
문 대통령 5·1경기장 연설 꼽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환대해 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평양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9.19.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한 15만 평양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내고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2000년과 2007년, 그리고 2018년 세 차례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모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0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 특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 19일 저녁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이 열리는 평양 5·1경기장에서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 15만명 앞에서 연설을 한 장면을 꼽았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이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고 말하면서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김정은 위원장과) 확약했다’고 했다”며 “그러자 평양 15만 인민이 주춤하는 듯 하다가 바로 엄청난 환성과 박수를 보냈다. 북한 지도자와 인민들 모두가 핵 위협 없고 핵 없는 한반도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이날(19일) 오전에는 선언문을 발표 하면서 육성으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아가기로 (문 대통령과) 확약했다’라고 이야기 하고, 저녁에는 문 대통령의 입으로 김 위원장 발언을 다시 확인했다”며 “핵·경제 병진 노선 정책을 취하면서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했던 북한에 신선한 충격 줬고, 동의를 이끌어 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19일 오후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관람을 위해 입장하자 평양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8.09.19.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특보는 북한 정부가 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수행원에게도 전례없는 환대를 베푼 점에 대해서도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문 특보는 “1차(2000년), 2차(2007년) 때도 북쪽에서 환대했지만, 이번과 같은 배려와 환대는 없었다”며 “특별수행원 모두가 대접을 크게 많이 받았다. (갑작스레 가게 된) 백두산도 특별기를 내서 고려항공으로 다녀왔다. 정중하게 엄청난 대접을 해줬다. (김 위원장이) 남쪽에 오면 답례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2박3일 내내 국정을 마다하고 문 대통령과 시간을 같이 했다. 부부가 엄청 호의와 성의를 보여준 것이다. 이런 엄청난 배려와 환대는 국제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