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사업…보잉-사브에 밀려
카이 “현격한 저가 입찰 탓 탈락”
카이 “현격한 저가 입찰 탓 탈락”
카이(KAI·한국항공우주산업)-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최대 2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미국 공군은 27일(현지시각) 1950년대 말 개발돼 노후화한 미 공군의 T-38 훈련기를 교체하는 차기 고등훈련기의 사업자로 미국 항공업체 보잉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2034년까지 고등훈련기 351대와 시뮬레이터 46대 등을 제작해 미 공군에 납품하는 사업이다. 사업 물량은 미 공군의 요구에 따라 최대 475대의 고등훈련기와 120대의 시뮬레이터 납품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수주전의 승패는 입찰가에서 갈린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은 이번 사업비로 애초 197억달러(21조8627억원)를 예상했으나, 보잉은 이보다 100억달러(11조1008억원) 이상 낮은 92억달러(10조2122억원)에 입찰했다고 밝혔다. 반면 카이는 애초 이 사업의 규모를 163억달러(18조734억원)로 예상했다. 카이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어 “사업 예정가는 163억달러였으며 최저가 낙찰자 선정 방식에 따라 보잉이 선정되었다. 록히드마틴은 카이와 협력해 전략적인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보잉의 저가 입찰에 따른 현격한 가격 차이로 탈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최대 20조원이 넘는 물량 규모로 큰 주목을 받았다. 또 미 공군의 훈련기로 채택되면 인지도나 신뢰도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보잉은 이번에 스웨덴의 항공업체 사브와 함께 T-X 훈련기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록히드마틴-카이 컨소시엄은 카이의 고등훈련기 T-50을 미 공군의 요구에 맞게 개량한 T-50A 훈련기를 내세웠다. T-50은 인도네시아와 이라크, 필리핀, 타이 등에 수출된 바 있다. 그러나 카이는 이번 수주 실패로 새로운 시장 개척의 숙제를 안게 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