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남 사천비행장에서 열린 ‘공군과 함께 하는 2018 에어쇼’에서 F-15K가 축하 비행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군용기 1대가 29일 제주도 서북방에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해 강릉 동방 상공까지 북상한 뒤 이탈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 진입은 올 들어 여섯번째다. 군은 중국 군용기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자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대응했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 국방부는 “박철균(육군 준장) 국제정책차장이 저우위밍 주한 중국 공군무관(상교)을 초치해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김용길 동북아국장이 주한 중국대사관 차석을 초치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Y-9 계열의 정찰기로 추정되는 중국 군용기는 이날 오전 10시3분께 제주도 서북방에서 한국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해 오전 10시37분께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 이후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안쪽으로 비행하다 오전 11시48분께 포항 동방 50마일(93㎞) 상공에서 다시 한국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했다. 중국 군용기는 강릉 동방 약 50마일(93㎞) 상공까지 북상한 뒤 낮 12시13분께 남쪽으로 선회해 처음 진입했던 경로를 따라 오후 3시2분께 한국방공식별구역을 벗어났다. 합참은 “중국 군용기는 5시간 정도 비행했으며,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체공한 시간은 2시간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방공식별구역은 미식별 항적을 조기에 식별해 영공 침범을 방지하고자 임의로 설정한 구역을 가리킨다. 이어도 주변은 한국, 일본,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돼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군용기의 잦은 한국방공식별구역 진입은 한·미 연합전력의 대응태세를 떠보면서 자국의 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목적 차원의 행위로 분석하고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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