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2월9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KTX 진부역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붉은 원 안이 김성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실장이다. 연합뉴스
통일부가 북한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등 북쪽 인사 7명으로 꾸려진 북쪽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승인했다.
통일부는 12일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 7명이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고양시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11월14일 오후에 방남할 예정이다”라며 “오늘(12일) 통일부는 이들의 우리 측 지역 방문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북 대표단이 남쪽에 머무는 기간은 14일부터 17일까지다.
통일부가 승인한 방남 신청자는 리종혁 조국통일연구원장 겸 아태위 부위원장, 김성혜 아태위 실장, 송명철 아태위 부실장, 김춘순 아태위 연구원, 조정철 아태위 참사 등을 비롯해 리용남 등 지원인력 2명까지 모두 7명이다. 2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했을 때 김 부부장을 수행한 김성혜 실장이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명단에 포함된 지원인력 리용남은 내각부총리가 아니라 그와 동명이인이라고 통일부는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대회는 지자체 및 민간단체 차원의 행사인 만큼 당국 간 접촉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정부는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통일부는 취재진이 북쪽 고위급 대표단이 북-미 교착국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논의하기 위해 남쪽 인사와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이번 방남 목적이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가”라며 “여기 오는 면면들도 아태위 소속 인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자체와 민간단체 차원의 행사다”라고 선을 그었다. 백 대변인은 “행사가 잘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지원들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북쪽 대표단의 이번 방남은 지난달 4~6일 평양에서 열린 10·4 정상선언 11돌 남북 공동 기념행사를 계기로 이후 북쪽과 경기도 쪽의 협의를 거쳐 결정됐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평양을 방문해 북쪽 대표단이 이 국제대회에 참석하기로 하는 등 6개 사업에 합의했다. 이화영 부지사는 10월25일 기자회견을 열어 “20일부터 23일까지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해 협의한 결과, 11월14~17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측 최고위급 관계자가 포함된 북한 대표단이 방문하기로 합의했다”며 “최고위급 인사를 포함한 7명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는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도 참여한다고 전해졌다. 경기도 주최라서 북쪽 인사들이 방남하면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기도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자연스레 만나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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