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도시인 신의주를 시찰하고 도시를 ‘현시대의 요구에 맞게’ 개발하라며 건설 계획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접경도시인 신의주를 “현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개발하라며 건설 계획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 등 북한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서 “김정은 동지께서 평안북도 안의 당, 행정 및 설계기관의 책임일꾼들과 함께 신의주시 건설총계획을 검토하시며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의주시 건설 총계획도와 도시건설 전망 모형 등을 검토하며 ‘신의주시를 현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보다 훌륭히 건설하는 데서 나서는 과업과 방도’를 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의주시 건설총계획과 도시건설 전망 목표를 중앙의 강력한 설계기관들과의 협동 밑에 검토하고 몇개월 기간 내에 현실성있게 재작성 제출하여야 한다”며 당 중앙위원회가 절차를 거쳐 이 계획을 토의·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적인 지원 밑에 5개년 계획목표를 세우고 연차별, 단계별로 하여야 할 것”이라며 신의주시 건설사업이 “몇해 안에 반드시 결실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산업지구들을 깨끗이 정리하는 것과 함께 신의주시의 철도역과 의주비행장을 현대적으로 개건할 데 대한 방향”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신의주시를 국경관문 도시답게 잘 꾸리기 위하여서는 현대적이면서도 민족적 색채가 짙은 웅장한 건축물들을 많이 일떠세워야 한다”며 고층·초고층 주택 구역을 배치하고 공공건물과 호텔, 백화점 등의 건설, 전력공급과 수도 시설 완비 등의 지시도 내렸다.
김 위원장의 신의주 건설계획 지도에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조용원·김용수 당 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마원춘 국무위 설계국장 등이 참가했다.
이날 <노동신문> 1면에 실린 3장의 사진은 모두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함께 실내에서 신의주시의 대형 조감도 모형을 앞에 두고 지시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다. 신의주시를 직접 방문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전반적인건설계획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 공개된 신의주시 모형에는 고층건물군이 도시 중심도로와 강변 주변에 조성된 모습이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적 도시인 신의주 개발을 국가적 사업으로 선포한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접경도시 신의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외개방을 염두에 두고 2002년 입법·사법·행정 자치권을 부여하는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했던 곳이다. 그러나 초대 특구 행정장관인 네덜란드 화교 출신 양빈이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속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집권 후반기인 2010년에도 신의주의 위화도와 황금평에서 경제특구를 중국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신의주 건설’을 강조한 것은 북한이 향후 제재 해제 등 대외환경 호전에 맞춰 북중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경제특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의주 도시 건설과 기반시설 구축을 준비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신의주시 건설 사업은 매우 주요한 유훈 과업”이라고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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