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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향군 “남북 군사합의로 대비태세 약화 선동 자제해야”

등록 2018-11-19 20:07수정 2018-11-19 22:50

최대 예비역단체가 일부 보수 의견 반박
“군사합의는 북한 비핵화 위한 것” 평가
“이념논리나 정치논리로 폄하하면 안 돼”
정경두 국방장관 향군 찾아 지지 요청
성우회장은 “안보상황 우려” 서면 전달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9일 재향군인회를 예방해 임원단과 악수하고 있다. 정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군의 노력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요청했다. 국방부 제공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9일 재향군인회를 예방해 임원단과 악수하고 있다. 정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군의 노력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요청했다. 국방부 제공
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는 19일 남북 ‘9·19 군사합의서’ 체결로 우리 군의 대비 태세가 약화됐다거나 군을 무능력한 집단으로 매도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선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국내 최대 예비역 단체인 향군이 일부 보수 쪽에서 나오는 의견을 반박한 셈이다.

향군은 이날 ‘정부의 비핵화 정책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도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추진을 위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마치 군이 대비 태세를 약화시킨 것으로 평가함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극단적이고 자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군을 무능력한 집단으로 매도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상실케 하거나 군을 선동하는 행위 등은 자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향군은 "군사전문가들이 각자의 주관을 가지고 정부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라면서도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북한의 비핵화 추진 과정을 이념논리나 정치논리로 폄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향군은 "국민의 불안을 부추기는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은 남남갈등과 국론분열로 이어져 북한에 대한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군은 특히 "우리가 핵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을 폐기시키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협의과정이 불가피함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군은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보장이 있느냐라는 의문을 기정사실화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은 근본적으로 시작할 수 없다"며 "이번 군사적 합의는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최소화하자는 남북한 간 군사적 신뢰구축의 일환으로, 우리 국방부가 한-미 간 긴밀한 사전협의를 통해 국가안보에 빈틈이 없도록 심층 검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향군과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를 각각 방문해 남북 군사합의 이행 상황을 설명하고 지지와 성원을 요청했다. 김진호 향군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남북 군사합의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평가하면서 강력한 군사대비 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유삼남(예비역 해군 대장) 성우회장은 “다른 분야의 남북 교류협력이 상당히 진전되고 신뢰가 구축된 이후에 군사 분야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본말이 전도됐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남북 군사합의 및 현 안보 상황에 대한 성우회원들의 우려'라는 제목의 입장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남북 군사합의는 과거 남북 간 논의됐던 군비통제 분야에 관한 사항들의 시행에 주안을 둔 것이며,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정 장관은 이어 육군회관에서 열린 역대 국방장관 정책설명회에서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철수,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남북 군사합의 이행 상황을 설명했다. 역대 국방장관들은 한-미동맹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군사대비 태세 유지 등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남북 군사합의 이행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고, 한-미 연합방위 및 군사대비 태세가 확고히 유지되는 가운데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오찬을 겸한 이날 정책설명회에는 정호용, 이상훈, 이종구, 권영해, 김동진, 김동신, 윤광웅 등 7명의 역대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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