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여덟가지 ‘조건’을 제안하고 싶다. ①“평화를 원하면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준비하라.” 전쟁 준비는 불신·대립·갈등의 악순환을 부른다. ②“역지사지가 평화의 기본이다.” 평화를 위해 ‘지피지기 백전백승’의 태도를 넘어서야 한다. 상대를 악마화하지 말고, 변화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고 공감하는 전향적 자세가 평화를 가져온다. ③“실사구시의 자세가 평화를 가져온다.” ④“신뢰와 선공(先供, 먼저 주기)이 평화의 선제조건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공후득’(先供後得)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의 ‘건립호신’(建立互信, 상호 신뢰 쌓기)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먼저 줘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 ⑤“경제가 평화다.” ⑥ “칭찬이 평화를 만든다.” 미국의 ‘죄와 벌’식 대북 접근은 성공하지 못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켄 블랜차드의 통찰, ‘좋은 행동엔 적절한 보상’을 하라는 행동심리학자 스키너의 권고를 상기하자. ⑦“상상이 평화다.” 분단과 대립, 불신과 적대의 과거에 집착하는 자들은 평화를 만들지 못한다. ⑧“평화는 이 시대의 상식과 순리다.” 68년간 지속된 전쟁 상태를 끝내는 게 역사의 순리이자 이 시대 사람들의 상식이다. 순리와 상식이 모든 것 위에 군림하게 하자.
정리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