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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은, 서울 방문 땐 어디 먼저 찾을까?

등록 2018-12-02 17:48수정 2018-12-02 23:08

육로로 군사분계선 넘을지 여부 관심
비무장지대 근처 ‘북한군묘지’ 들를까
남산타워와 산업시설 방문 경제발전 의지 보일 듯
한라산 방문 상징성 크지만 기상 조건 등 변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겨울철 집중 어로전투'가 한창인 동해지구의 수산사업소들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겨울철 집중 어로전투'가 한창인 동해지구의 수산사업소들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한대로 연내 서울을 찾는다면 어디를 방문할까.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쪽을 찾는 북한 최고지도자인만큼 그의 동선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발전의 상징성과 김 위원장의 경제 총력 노선 등을 반영해 방문지가 결정될 것으로 점친다.

김 위원장이 어떻게 남쪽으로 내려올까가 첫번째 관심거리다. 9·19 군사합의로 비무장지대 감시초소가 시범철거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가 추진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남북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넘을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수행원과 경호원 등이 따라붙는 것을 감안하면, 육로 이동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문 대통령도 9·19 평양 정상회담 때는 서해 직항로를 이용했다.

김 위원장이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넘을 경우 비무장지대 근처 파주군 적성면에 있는 이른바 ‘북한군 묘지’에 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6·25 전쟁 당시 숨진 중국군과 북한군을 수습해 1996년 조성한 이곳에는 북한군 유해 769구가 묻혀 있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육군 25사단이 관리해온 이곳을 남북관계 진전을 감안해 통일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맡는 방안을 최근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답방하면 이곳을 방문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방문이 이뤄질 경우 이곳에 묻힌 북한군 유해를 송환하는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 남북은 2007년 장관급 회담에서 비무장지대 공동 유해 발굴·송환에 합의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나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한 도로를 연결하고,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유해 송환 논의가 재개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국은 2013년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군 유해 송환에 합의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589구의 중국군 유해를 돌려보냈다.

김 위원장이 서울 남산타워를 방문하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날 수행원들을 이끌고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망대에 올라 야경을 감상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싱가포르의 훌륭한 지식과 경험들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경제 발전에 대한 김 위원장의 남다른 관심을 고려하면 삼성 반도체공장이나 포스코 제철소 같은 남쪽의 대표적인 산업시설을 둘러보는 일정도 그려볼 수 있다.

청와대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예상하면서 남산타워 방문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정부에서 남산타워 쪽에 12월13일과 14일 예약을 받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서울을 내려다보는 일정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할 경우 숙소로 예상되는 워커힐 호텔과 남산타워가 가깝다는 이유도 고려한 동선으로 보인다. 서울에 온 북한 대표단은 보안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대부분 워커힐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이 이뤄질까도 관심거리다. 문 대통령이 평양 방문 당시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찾은 적이 있는데다 민족 화합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은 ‘빅 이벤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28일 북악산을 산행하면서 ‘김 위원장이 답방하면 무엇을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제주는 김 위원장의 모친인 고용희의 고향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 외가의 가족묘지가 지금도 제주에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한라산을 방문하기 위해선 현실적인 문제가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이 한라산을 찾게 된다면 백록담 분화구에 헬기를 이착륙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백록담 분화구 안에는 실제로 대형 헬기가 착륙할 정도로 넓은 풀밭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분화구 내부에 헬기가 착륙하고 백두산 천지 물과 합수하는 행사까지 진행하려면 날씨가 받쳐줘야 한다. 겨울철 한라산에는 강풍이 불고 폭설이 내리는 날이 많다.

김 위원장이 언제 서울로 올 것이냐도 유동적이다. 이미 12월에 접어든 상황에서 남북 양쪽의 사정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답방 일정을 잡는 것부터가 녹록하지 않다. 오는 17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이고 12월 말이 북한의 총화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답방이 이뤄질 경우 ‘17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남쪽에서도 성탄절이 가까워질수록 대규모 인원이 묵을 수 있는 특급호텔을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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