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16배에 이르는 3억3699만㎡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풀렸다. 2007년 군 관련 기지와 시설 보호법을 통합한 군사기지법이 제정된 이후 최대 규모다. 이로써 우리나라 전체 행정구역에서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에서 5.4%로 줄었다.
국방부는 지난달 21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의결했다고 5일 밝혔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풀려난 곳에서는 군과 협의하지 않고서도 건축과 개발이 가능하다. 이날 회의에선 1317만㎡의 통제보호구역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 의결했다.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되면 군과 협의해 건물 신축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심의위원회는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 운영 및 보호를 위해 128만㎡의 제한보호구역을 영내에 새로 지정하는 방안도 의결했다. 내년 1월 헬기부대가 이전하는 전북 전주에선 기존 부지에 있던 142만㎡의 비행금지구역을 해제하고, 이전 부지에 136만㎡를 새로 설정했다.
이번에 해제된 군사시설 보호구역은 강원도가 63%로 가장 많고, 경기도가 33%로 뒤를 이었다. 강원도 화천에선 1억9698만㎡가 해제돼 군사시설 보호구역 비중이 64%에서 42%로 낮아졌다. 춘천과 철원에서도 각각 869만㎡와 577만㎡가 풀렸다. 경기도에선 △김포(2436만㎡) △연천(2107만㎡) △고양(1762만㎡) △동두천(1406만㎡) △양주(1086만㎡)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됐다.
국방부의 이번 조처는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나 주민들의 민원에 떠밀려 수동적으로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선제적으로 추진됐다. 국방부는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조성이라는 국방개혁2.0의 취지에 따라 작전 수행에 필요한 군사시설과 보호구역을 엄격히 판별하고, 이를 제외한 지역에 대해선 능동적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한보호구역을 군사분계선 이남 25㎞까지로 돼 있던 것을 15㎞까지로 일괄 조정하자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는 군사대비태세 등을 감안해 검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또 군사시설 보호구역 가운데 작전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한 도시지역과 농공단지 등 2470만㎡의 개발 협의를 지방자치단체에 위탁해 일정한 높이 이하의 건축 또는 개발은 군을 거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와 비슷한 효과를 보게 된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건물 용도를 변경할 때도 주민의 편의를 넓혔다. 건축법에서 분류한 29개의 용도군 가운데 위험물 저장, 발전, 방송통신 시설 등을 제외한 나머지 용도군으로 건물 용도를 변경할 경우, 군과 협의하는 절차를 면제하는 내용으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국방부는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출입절차를 간소화해 2022년까지 출입통제소에 무선주파수를 이용한 자동인식시스템(RFID)을 설치하기로 했다. 자동인식시스템을 이용하면 신원 확인에 드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연간 3만여명의 출입자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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