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단독] 국방부 ‘대체복무 36개월’ 굳혀놓고…공청회는 시늉만

등록 2018-12-14 04:59수정 2018-12-14 07:11

교정시설 합숙 담은 ‘단일 초안’
의견 수렴 전 법안 형태로 작성
일부 국방위 의원에게 설명까지
정부안으로 밀려다 비판 거세자
“복수안 중 유력안”이라고 발표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 공군회관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제2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 공군회관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제2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방부가 ‘36개월 교정시설 합숙근무’ 형태의 대체복무 방안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 초안을 이미 작성하고 지난달 초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에게 설명까지 했던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국방부가 이날 서울 공군회관에서 2차 공청회를 열기 한달여 전에 주요 내용을 명문화한 개정안을 작성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의 초안은 대체복무자의 복무기간을 현역병의 2배인 36개월로 하고, 복무 장소는 교정시설로 단일화하며, 복무 형태는 합숙근무로 통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달 14일 복수안 가운데 유력안이라며 공개한 내용이 이미 법안 형태로 작성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일부 의원실에 참고로 (초안) 내용을 설명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방위 소속 한 의원도 “국방부로부터 초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확인했다.

국방부 초안에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국방부 장관이 최대 1년까지 대체복무자의 복무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조항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병의 1.5배가 넘는 복무기간은 징벌적이라는 시민인권단체의 비판을 국방부가 분명히 의식했음을 보여준다. 국방부는 유력안을 설명할 때도 “제도 정착 후 상황 변화 등이 있을 경우 복무기간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의 초안은 지난 7월20일 법무부·병무청 등 관계 부처와 함께 구성한 실무추진단이 석달 넘게 활동한 결과를 담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초안이라고 보기 힘들다. 실무추진단은 발족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자 및 변호사를 면담하고, 교정·소방·보건·사회복지시설을 방문했다. 10월4일에는 1차 공청회를 열어 시민인권단체의 의견을 청취했다.

실제로 국방부는 이 초안을 의원들에게 설명한 직후 정부안으로 공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초안을) 애초 지난달 6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 전에 의원들에게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36개월 복무 등 대체복무제의 핵심 내용에 대한 시민인권단체의 비판이 거세자 슬그머니 발표를 미뤘다.

국방부는 이후에도 초안의 핵심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국방부가 지난달 14일 내놓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 검토’라는 제목의 자료를 보면, 초안의 핵심 내용이 유력안으로 표현돼 있다. 당시 국방부는 이 유력안을 “복수안 가운데 비중 있게 검토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으나 지금은 사실상 단일안으로 굳어진 상황이다. 국방부의 대체복무제안이 결국 초안으로 회귀한 것이다.

국방부의 초안은 국방부가 일찌감치 ‘36개월 교정시설 합숙근무’ 형태의 대체복무제 방안에 기울어 있었음을 보여준다. 공청회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핵심 내용을 법안 형태로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여론 수렴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초안은 잠정안일 뿐”이라며 “언제든지 내용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노지원 기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