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구 병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장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과 평일 외출, 외박지역 제한 폐지 등을 담은 병영문화 혁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2월부터 병사들은 평일에도 일과를 마치면 부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외박 때 이른바 '위수지역'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제한도 사라진다. 6월까지는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시기가 결정된다.
국방부는 27일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과 평일 외출 허용, 외박지역 제한 폐지 등을 담은 병영문화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군복 입은 시민’으로서 병사들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병사들의 평일 외출시간은 오후 5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4시간이다. 군사대비 태세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병원 진료, 자기 계발 등 개인 용무와 단결 활동을 위해 부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단, 개인 용무를 위한 외출은 월 2회를 넘지 못한다. 휴가자를 포함해 부대 병력의 35% 범위에서 외출이 허용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1월까지 군별 형평성 유지를 위한 개인별 허용 기준을 마련하고, 군 기강을 해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교육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박지역은 제한을 두지 않되, 장성급 지휘관이 군사대비 태세 유지를 위한 복귀 소요시간과 부대별 여건을 고려해 상반기 중에 범위를 정하기로 했다. 차량으로 2시간 안에 복귀할 수 있는 지역까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군사대비 태세와 장병 기본권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지역 부대장과 지자체, 주민대표와 협의를 통해 지역맞춤형 시행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사시 조기복귀를 위한 대중교통수단 확보, 평일 간부 및 사병의 병영 밖 점심식사 확대 등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대전화 사용은 평일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휴무일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허용된다. 보안 취약구역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는 군사기밀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되고, 촬영과 녹음 기능은 통제된다. 사용시간 이후에는 부대별 실정을 고려해 통합 또는 개별적으로 보관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휴대전화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위반행위 방지 교육 및 대책 마련 등 제반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는 시범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상반기 중에 전면 시행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병사들이 휴대전화 사용 규정을 어기면 사용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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