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창 성균관대 교수,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발표회 주장
남북 맞춤법 차이 놓고 우등 열등 따지기 무의미
남북 표기 통일이 아닌 원활한 의사소통 목표 삼아야
남북 맞춤법 차이 놓고 우등 열등 따지기 무의미
남북 표기 통일이 아닌 원활한 의사소통 목표 삼아야
분단 70년이 넘어 남북 언어 이질화가 심각해 통일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남북 언어 이질화가 아니라 언어 다양성의 관점에서 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정희창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는 지난해 12월27일 한겨레신문사 부설 한겨레말글연구소가 한겨레신문사 3층에서 연 ‘남북 교류협력시대 언어의 과제’ 연구발표회 주제 발표에서 “언어공동체에 규범이 되는 언어 외에 다양한 언어가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듯이 남북 맞춤법 차이를 다양성의 관점에서 보자”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남한 표준어 맞춤법과 북한 문화어 맞춤법에 대해 한글 표기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성이 드러난 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맞춤법 가운데 어느 것이 우월하고 열등한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맞춤법을 포함한 남북 언어에 대한 인식의 확장이 필요하다. 남북의 언어 통일은 표기법 통일이 목표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원활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살찌다’는 남북이 모두 의미가 같지만, 남과 달리 북에서는 동물에게만 사용하고 사람에게는 ‘몸이 난다’는 표현을 주로 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남북 언어 이질화 극복을 위한 거시적인 접근이 있었다면, 이제 남북 언어 간 소통성 강화를 위한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남북이 서로 분리되어 언어 차이가 적지 않지만 언어 자체가 멀어진 것이 아니고, 한 언어 공동체 안에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듯이 남북 언어 공동체가 각자의 맞춤법을 갖춘 것도 낯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권혁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이슈한반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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