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북한이 한번도 공표 안한 “핵무기 생산 중단” 언급, 왜

등록 2019-01-02 23:28수정 2019-01-02 23:39

김정은 신년사 궁금한 세가지

“비핵화 신뢰 높일 정치적 발화
선재적으로 핵 동결 내용 구체화

전력난 해소로 ‘원자력 발전’ 언급
‘평화적 이용 권리’ 확보 위한 포석
“북미 협상 테이블에 반드시 오를 것”

대미 경고 성격 ‘새로운 길’ 의미
“핵·경제 병진노선 복귀 뜻 아닌
미국의 행동 촉구 수사적 배수진”
북한 근로자와 청소년학생, 인민군 장병 등이 새해를 맞아 평양 만수대언덕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근로자와 청소년학생, 인민군 장병 등이 새해를 맞아 평양 만수대언덕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밝혔지만, 해석이 필요한 대목도 여럿이다. 향후 북-미 비핵화·관계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수 있는 내용들이다.

■ ①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않으며”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4불 원칙’(핵무기 실험·생산·사용·전파 중단) 가운데 ‘핵무기 생산 중단’은 북한이 지금껏 공표하지 않았던 내용인데다 과거형으로 다뤄져 언제 어떻게 생산을 중단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신년사 전체 맥락을 볼 때 이는 비핵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부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좀 더 전향적·적극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도 2일 펴낸 해설에서 이 대목을 “비핵화 의지와 실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정치적 발화(speech act)”로 풀이하며 “(북한이) 4불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선제적인 북한의 핵 ‘동결’ 조치의 내용을 구체화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4불 원칙’은 1992년 남북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담겨 있으나, 공동선언과 달리 이번 신년사에는 핵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 관련 언급은 없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두 시설을 북한이 ‘협상의 영역’으로 남겨뒀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의 범주에도 포함된 내용으로, 북-미 협상의 주요 논점이 될 전망이다.

■ ②“원자력 발전 능력을 전망성 있게 조성” 김 위원장이 전력난 해소 방안 중 하나로 ‘원자력 발전’을 든 부분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전력 문제 해결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 인민경제 활성화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며 “조수력과 풍력, 원자력 발전 능력을 전망성 있게 조성”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은 주권국가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정당한 권리’라는 게 북한의 일관된 주장이다. 또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에 복귀한다면 원칙적으로는 보장되는 권한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미국은 경수로의 연료로 사용되는 농축우라늄의 군사적 전용을 우려한 탓에 쉽게 허용하려 하지 않았고, 이 문제는 2005년 9·19 공동성명 협상 과정에서도 최후의 쟁점이었다. 결국 9·19 공동성명에서 6자회담 국가들은 “적절한 시기에 북한에 대한 경수로 제공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데 동의”했다.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명시한 셈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원자력 발전” 언급은 향후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을 깐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관계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협상 테이블에 반드시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 ③?“새로운 길” 모색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미국이 일방적 제재·압박 정책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한 완곡한 대미 경고 메시지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복귀를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길”이 ‘과거로의 회귀는 아닐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신년사에서 4월20일 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강조하면서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포했기 때문에 병진노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풀이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강경과 온건 사이 김정은의 고민을 반영”했다고 봤고, 통일연구원은 “수사적 배수진”으로 해석했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차원에서 언급한 내용이어서 북한도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반면 신년사에서 “자립경제”와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미국의 제재가 강화·지속될 것에 대비한다는 의미에서의 ‘플랜B’를 암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