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임진강 마량산 전투서 무공
최고영예 ‘빅토리아 십자훈장’ 받아
2015년 한국 방문 때 훈장 기증
“죽으면 한국에 묻히고 싶다” 소망
윌리엄 스피크먼
6·25전쟁 때 수류탄을 던지며 육탄전을 벌여 중국군의 진격을 저지했던 영국군 참전용사 윌리엄 스피크먼의 유해가 다음달 부산 유엔공원에 안장된다고 국가보훈처가 3일 밝혔다.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훈장’(Victoria Cross)을 받은 스피크먼은 지난해 89살의 나이로 별세했다.
스피크먼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1월4일 임진강 유역 마량산 고지 전투에서 용맹을 떨쳤다. 스코틀랜드 수비대 1연대 소속이던 그는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이용해 파죽지세로 밀려드는 중국군을 동료들과 함께 수류탄 공격과 육탄전으로 저지했다. 당시 그의 부대는 탄약이 거의 바닥난 상황이었다. 전투 도중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었지만 부대가 철수할 때까지 4시간 가까이 중국군에 맞섰다. 1952년 1월 영국으로 후송됐지만 3개월 뒤 자진해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같은 해 8월까지 전장을 지켰다.
영국 정부는 그를 전쟁영웅으로 부르며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수여했다. 맨체스터의 건물과 다리의 그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2015년 한국을 방문한 그는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기증하며 “군인은 언제나 자기가 싸웠던 장소를 생각하게 마련이다. 죽으면 재가 돼 이곳에 묻혀 영면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