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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한국형 3축체계’ 명칭,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등록 2019-01-10 18:12수정 2019-01-10 20:10

전략적 억제력 강화 ‘핵·WMD 대응체계’로 변경
대량응징보복은 ‘압도적 대응’으로 바꿔
킬체인은 미국 공군이 1991년 걸프전 이후 긴급 타격해야 할 시한성 표적을 항공기로 타격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한국은 타격예산 9조원의 80% 이상을 정확도 떨어지는 육군의 미사일 구입에 편중하고 있다. 사진은 킬체인의 핵심인 타우루스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의 모습이다. 타우루스 시스템스사 제공
킬체인은 미국 공군이 1991년 걸프전 이후 긴급 타격해야 할 시한성 표적을 항공기로 타격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한국은 타격예산 9조원의 80% 이상을 정확도 떨어지는 육군의 미사일 구입에 편중하고 있다. 사진은 킬체인의 핵심인 타우루스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의 모습이다. 타우루스 시스템스사 제공

국방부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던 ‘한국형 3축 체계’(3K)라는 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방부는 10일 ‘한국형 3축체계’라는 용어를 전략적 억제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체계’라는 말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1축 ‘킬 체인’(Kill Chain)은 ‘전략표적 타격’으로 바뀐다. 2축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한국형미사일방어'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핵·미사일로 공격받은 뒤 가차없이 보복하는 3축 ‘대량응징보복’(KMPR)은 ‘압도적 대응’으로 대체된다. <한겨레>는 지난달 9일 문재인 정부의 새 국방기본계획에서 3축 체계 명칭이 변경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① [단독] ‘킬 체인’ ‘대량응징보복’ 과격한 용어 사라진다, ② [단독] 북 비핵화·평화 발맞춘 첫 ‘국방 플랜B’ 나온다)

이런 용어 변경은 국방부가 10일 발표할 ‘2019∼2023 국방중기계획’에도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2월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9년 국방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3축 체계 용어를 바꾸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군은 ‘국방개혁2.0’을 통해 전방위 핵·WMD(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국형 3축 체계’의 개념과 전력구조를 보완·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용어 변경의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해부터는 핵·미사일 시험 발사를 멈췄고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지속적으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힌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한국형 3축 체계’와 그 세부명칭을 바꾸는 배경에는 기존 용어들이 ‘심리적 공세’에 치우쳐 군의 현실적 역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취지로도 읽힌다. 하지만 3축 체계의 세부적인 작전 및 전력 증강 계획은 유지된다는 점에서 무늬만 바꾼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가 3축 체계 명칭을 변경하면서도 세부적 작전계획이나 전력은 유지하기로 했고, 특히 3축 체계 구축을 위한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7063억원이나 늘어난 점은 향후 군사적 신뢰 구축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①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과 ②핵·미사일이 발사된 뒤 공중에서 요격미사일로 방어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③핵·미사일로 공격받은 뒤 가차없이 보복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돼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겪으면서 2012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 미사일, 장사정포를 요격하는 ‘적극적 억제’ 개념의 ‘킬 체인’을 2015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가 2016년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북한 지도부 제거를 포함하는 대량응징보복을 더하면서 ‘3축 체계’의 개념이 완성됐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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