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기 합참의장이 31일 김진호 재향군인회 회장과 9·19 군사합의 이후 군사 대비태세 등 국방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31일 ‘9·19 남북 군사합의서’ 체결 이후에도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직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 예비역 장성 400여명이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장성단'을 결성하고, 9·19 남북 군사합의가 우리 군의 안보역량을 훼손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에서의 우발적 무력충돌을 예방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조성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며 “우리 군의 대북 경계 및 군사 대비태세 이완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헌법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따라 지금까지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며 “우리 군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전방위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을 건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한기 합참의장도 이날 성우회와 재향군인회(향군)를 차례로 방문해 9·19 남북 군사합의에도 군사 대비태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일부 우려의 시각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의 전방위 군사 대비태세 유지는 결코 변함없다”며 “군은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 정책을 강한 힘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삼남 성우회장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소통을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진호 재향군인회장은 "남북 군사합의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평가하고 “군은 북한의 도발 땐 즉각적으로 응전할 수 있는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예비역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장성단'은 전날 발표한 대국민 성명서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실천은 조금도 진척이 없는데, 한국의 안보역량만 일방적으로 무력화·불능화시킨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는 대한민국을 붕괴로 몰고 가는 이적성 합의서"라며 "조속한 폐기가 그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예비역장성단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대국민 성명서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실천은 조금도 진척이 없는데, 한국의 안보역량만 일방적으로 무력화·불능화시킨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는 대한민국을 붕괴로 몰고 가는 이적성 합의서”라며 “조속한 폐기가 그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지켜주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자 안보 방벽”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줄 돈은 있어도 주한미군 지원에 쓸 돈은 없다고 한다면 우리 국민들이 나서서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보충해 주한미군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비역장성단은 공동대표로 권영해·김동신·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과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이필섭 전 합참의장, 이수용 전 해군참모총장, 이억수 전 공군참모총장, 이상무 전 해병대 사령관, 박환인 전 해병대 부사령관 등 9명을 선출했다. 권영해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김동신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김태영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때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주호영·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야권 정치인도 참석했다. 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1월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 국민대토론회'를 열었던 예비역 장성들이 주축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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