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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르포] 김정은 하노이 도착…베트남 시민들 “북한·미국 친구 될 것”

등록 2019-02-26 16:13수정 2019-02-26 21:17

장갑차 두대 호위 받으며 하노이 호텔 입성
호텔 주변, 완전 통제…골목마다 경찰들 배치
베트남 시민들 북한, 미국, 베트남 국기 흔들며 환영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 사진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숙소인 하노이 도심의 멜리아 호텔 앞이다. 차량 통제가 이뤄지는 가운데 하노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김 위원장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 사진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숙소인 하노이 도심의 멜리아 호텔 앞이다. 차량 통제가 이뤄지는 가운데 하노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김 위원장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길거리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경찰이 친 울타리를 따라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곳저곳을 찍고, 베트남·북한·미국 국기를 양손에 들고 흔들었다. 26일 오전 10시56분(현지시각), 완벽하게 통제된 거리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천명 인파의 눈이 한 곳으로 향했다. 베트남 경찰이 탄 오토바이 여러대의 호위를 받으며 까만 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차 앞쪽에는 인공기가 펄럭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차량이었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날 오전 8시를 넘긴 시각 전용열차를 타고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전용 차로 바꿔탔다. 2시간 반을 달려 하노이 도심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이 숙소인 멜리아 호텔 안으로 들어가자 뒤따르던 경호 차량에서 ‘방탄 경호원’으로 불리는 북쪽 경호인력 10여명이 뛰어내렸다. 김 위원장은 이들에 둘러싸여 호텔 안으로 사라졌다. 수분 동안 이어진 차량 행렬 맨 끝에는 까맣고 몸집이 큰 장갑차 두 대가 들어왔다.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 사진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숙소인 하노이 도심의 멜리아 호텔 인근 거리의 모습이다. 차량 통제가 이뤄지는 가운데 하노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김 위원장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 사진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숙소인 하노이 도심의 멜리아 호텔 인근 거리의 모습이다. 차량 통제가 이뤄지는 가운데 하노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김 위원장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2∼3시간 전부터 도시는 사실상 마비상태였다. 호텔 주변은 이미 경찰들이 친 울타리로 교통이 완전히 통제됐다. 멜리아 호텔에 가기 위해 걸어서 골목을 지나려고 하자 경찰이 다가와 막아섰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때문에 지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 시각 이미 호텔 앞 도로는 자동차, 오토바이 등은 물론 사람들도 지나다닐 수 없게 울타리가 모두 쳐졌다. 교통 통제를 예상하지 못한 채 호텔 주변 도로를 지나던 차량 십여대는 꼼짝없이 길에 갇히고 말았다.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 사진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숙소인 하노이 도심의 멜리아 호텔 주변 거리다. 차량 통제로 거리가 텅 비어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 사진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숙소인 하노이 도심의 멜리아 호텔 주변 거리다. 차량 통제로 거리가 텅 비어있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사람들은 길가로 쏟아져 나왔다. 유니폼을 입은 은행 직원, 하얀 가운을 입은 간호사 등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밖으로 나왔다. 옷 가게 직원들은 바깥이 보이는 창가로 몰려들었다. 일부 시민들은 북한과 베트남, 미국 국기를 흔들었다. 표정에서 기대와 흥분이 읽혔다. 현장에서 취재하던 베트남 현지 언론 <보이스 오브 베트남> 기자 푸 도(Phu Do)씨는 “베트남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한다”며 “그래서 하던 일도 멈추고 길에 김 위원장을 보러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 전쟁이 일어나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현장에 나온 취재진도 수백명은 족히 넘는 듯 했다. 저마다 김 위원장의 동선을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는 명당 자리를 잡아 사다리와 삼각대를 세우느라 바빴다.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20분 전쯤 되자, 수백명의 취재진 틈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그려진 북한 뱃지를 단 북쪽 기자도 눈에 띄었다. 2m 가까이 돼 보이는 높은 사다리 위에 올라가 김 위원장이 숙소로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김 위원장은 오전 11시께 숙소로 들어간 뒤 2시간 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이 베트남 도착 첫날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날 가능성은 열려있다. 지난해 열린 6·12 북-미 정상회담 때도 김 위원장은 회담 이틀 전인 10일 현지에 도착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면담한 뒤 저녁에 유명 관광지를 둘러봤다. 복수의 베트남 현지 소식통의 말을 종합해보면 김 위원장은 27∼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뒤, 1일 주석궁에서 쫑 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만찬 등 정상 외교 행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

글·사진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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