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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은-트럼프 첫 만남 장소 ‘메트로폴’ 호텔…하루만에 외딴 섬으로

등록 2019-02-27 14:29수정 2019-02-27 22:20

호텔 주변 삼엄한 경비 현장…일반인 접근 완전히 막혀
인근에는 대형 스크린 설치…두 정상 만남 생방송될 듯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된 27일(현지시간)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된 27일(현지시간)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 도심에 있는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은 하루만에 ‘섬’이 됐다.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된 이 섬에서는 북-미 최고 지도자의 역사적인 두번째 회담이 열린다.

27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각 오후 8시30분). 이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베트남에서의 첫 만남이 있기 10시간 전, 환담 및 만찬장으로 쓰일 이 호텔 주변 도로는 완전히 통제됐다. 검은 헬멧, 제복을 장착한 보안 요원들이 경비들이 쫙 깔렸다. 호텔로 접근하기 위한 도로 근처에는 철제 울타리가 쳐졌다. 두 정상이 하노이에서 처음 만나기 10시간 전부터 호텔 주변 곳곳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 수십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누구나 호텔 주변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이날 오전부터는 호텔 투숙객이 아닌 일반인의 접근이 완전히 막혔다. 호텔 안 상황이 어떤지 알기 어려웠다. 다만 이 호텔에 묵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외신 기자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통해 내부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의 데렉 월뱅크 기자는 “막히지 않은 옆문을 발견했다”며 “지나가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을 위한 만찬 테이블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기자가 올린 사진을 보면 정원 한켠에 식물원을 연상케 하는, 사방이 아치모양의 유리 문으로 장식된 공간 안에 만찬 식탁이 차려진 사실을 알 수 있다. 내부에는 15명씩 모두 30명이 마주 앉을 수 있는 긴 식탁이 있고, 그 위에 하얀 식탁보가 덮여 있다. 식탁 위에는 유리잔, 포크와 나이프, 냅킨이 모두 30세트가 마련돼 있다.

두 정상은 이 호텔에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 호텔 동쪽, 서쪽, 북쪽에는 각각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문이 있다. 이날 호텔에 묵는 모든 투숙객들은 서쪽 문으로 오고 가는 상황이었다. “출입 카드가 있으신가요? 투숙객이 아니시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보안 상의 이유입니다.” 이날 오전 기자가 서쪽 문으로 접근하려고 하자 호텔 직원이 막아섰다. 호텔 입구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부터 사람들의 통행이 막혔다. 호텔 직원들은 이곳에 ‘픽업(pick-up)’이라고 쓰인 팻말을 세워뒀다. 체크아웃하고 떠나는 손님들도 이곳에서 택시를 잡아 타야 했다. 투숙객 명단을 펼쳐놓고 일일이 확인했다. 호텔을 중심으로 동·서·북쪽에 길이 나 있지만, 승인받은 차량이나 출입증이 있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지나갈 수 없다.

27일(현지시각)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로 북한 경호인력이 들어가고 있다. 보안점검을 때문에 호텔 직원들이 밖에 나와있다. 하노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7일(현지시각)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로 북한 경호인력이 들어가고 있다. 보안점검을 때문에 호텔 직원들이 밖에 나와있다. 하노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호텔 동쪽 문 주변에서는 호텔 직원을 비롯해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했다. 출입문 바로 앞에 대형 트럭이 세워져 있었다. 인부들은 그 안에서 철로 된 자재를 꺼내 네모난 아치 모양의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이쪽 문으로는 일반 투숙객들도 오가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께 김 위원장의 수행원 가운데 한 명인 박철 전 유엔 북한 대표부 참사관이 차를 타고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북쪽 경호원들을 태운 승합차가 베트남 공안 당국의 호위를 받으며 이쪽으로 들어왔다. 정상의 첫 만남에 앞서 만찬장 곳곳을 그리고 경호를 위한 동선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사실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을 이용해 호텔 동문으로 입장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메트로폴 호텔은 김 위원장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도보로 10분 거리(1.1㎞)다. 도로를 통제한 뒤 차로 간다면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 숙소인 제이더블유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10㎞ 거리로 다소 떨어져 있는데, 도로를 통제하면 15∼20분 정도 걸린다.

메트로폴 호텔로 들어서는 길목에 있는 회전 교차로 곳곳에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사실을 알리는 ‘평화의 도시 하노이’ 입간판이 곳곳에 세워져 정상회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교차로 한켠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간느 하노이 시민들도 차창으로 호텔 근처에 몰려든 취재진과 대형 스크린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이 대형 화면에는 <시엔엔> 방송이 실시간으로 나왔다. 이날 오후 6시30분께 두 정상이 손을 맞잡게 되는 장면이 이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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