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략무기인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하는 존 C. 스테니스호(배수량 10만3천t)는 호넷(F/A-18) 전투기, 프라울러(EA-6B) 전자전기, 호크아이(E-2C)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있다. 부산/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키리졸브는 ‘동맹’이란 한글 이름으로 대체
독수리훈련, 대대급 연중 실시 방식으로 바꿔
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 전개 사실상 중단될 듯
독수리훈련, 대대급 연중 실시 방식으로 바꿔
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 전개 사실상 중단될 듯
한국과 미국이 해마다 실시해온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올해부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 연습’은 ‘동맹’이란 한글 이름으로 대체되고,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은 대대급 규모로 연중 실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동맹’은 4일부터 12일까지 실시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2일 전화 통화를 하고 이렇게 결정했다고 국방부가 3일 밝혔다. 국방부는 “두 장관은 한국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령관이 건의한 한-미 연합 연습 및 훈련에 대한 동맹의 결정을 검토하고 승인했다”며 “한-미 국방당국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미 국방당국의 이런 결정은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끝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외교적 과정이 유지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군사적 노력 또한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다. “두 장관은 이런 동맹의 결정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숙소인 제이더블유(JW)매리엇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건 오래 전에 포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키리졸브 연습은 유사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미군 증원군을 수용해 신속하게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숙달하기 위해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것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된다. 2008년부터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 위주로 전환하면서 ‘중요한 결의’라는 뜻의 명칭이 붙었다. 2002년부터 실제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과 통합해 실시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B-1B 폭격기와 항공모함, F-22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도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는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유예,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축소,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중단과 함께 전략무기를 전개하지 않았다.
한-미 국방당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이들 훈련의 규모와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군사령관은 최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군사훈련의 필요성과 전략적 외교 사이에서 계속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훈련의 규모와 범위, 양,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우리의 주장’이라며 '외세와의 합동 군사연습'과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 반입'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한-미 국방당국은 이들 훈련을 종료하더라도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두 장관은 통화에서 어떠한 안보 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보장해나간다는 안보공약을 재확인했으며, 새로 마련된 지휘소 연습과 조정된 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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