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육군 대장)이 한-미 연합훈련의 명칭 폐기 및 훈련 조정으로 한-미의 연합 방위 태세가 약화됐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미 군사동맹의 고위급 지도자들은 우리 사령부와 군대가 어떠한 위기와 잠재적 적대행위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키리졸브 연습, 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3대 한-미 연합훈련 조정에 대해 그동안 “동맹의 강함을 보여주고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는 메시지의 한 부분으로 활용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잠시 물러서 정치적, 군사적, 외교적 환경을 봐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이 매체가 14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북-미 간 대화가 활기를 띠고 1·2차 정상회담까지 열린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한-미 연합훈련을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인터뷰에서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이 주한미군 철수, 지위 변경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주한미군의 주둔은 (한-미)동맹의 결정으로, 향후 체결 가능성이 있는 평화협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지난해 남북 군 당국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에 대해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가는 물자에 대한 승인 권한을 가진 유엔군사령관 직책도 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발언이 유엔사가 향후 남북 교류 및 경제협력을 위해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다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 시설 동향에 대한 질문에 “북한 내부에서 진행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고, 남북이 9·19 군사합의에서 약속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민간인 자유왕래와 관련 남북, 유엔사 사이 진행되는 협의 사항에 대해 “여전히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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