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2017년 9월10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발사대 시설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이달 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과 한-미 연합훈련 조정과 그에 따른 방위태세 점검 등 양국 국방 현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 및 정식 배치와 관련해서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섀너핸 대행은 14일(현지시각) 상원 군사위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이뤄진 한-미 연합훈련 조정과 관련해 “한-미는 이들 훈련의 진행 경과와 결과를 논의할 것”이라며 정 장관이 이달 말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도 15일 “정 장관의 워싱턴 방문 일정과 의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섀너핸 대행은 “올해 한-미 연합훈련은 올해 3가지 이유로 재설계됐다”며 이는 △평화 프로세스 지원 △작전통제 측면에서 한국의 책임 확대 △기본적인 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조정으로 전투역량이 저하되거나 준비태세에 지장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역량) 저하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며 “우리는 필요한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도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한-미 연합훈련 조정과 관련해 “우리가 역사적으로 대규모 훈련에서 성취한 준비태세 수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우리는 훈련방법을 각 지휘계층이 숙련해야 할 임무 과제에 집중하도록 바꿨다”며 “그러나 바뀌지 않은 것은 오늘밤 싸울 준비태세와 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 연습’과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을 올해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키리졸브 연습은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지난 4∼12일 진행됐다. 독수리 훈련은 대대급 중심으로 연중 실시할 계획이다. 하반기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도 한국 정부 중심의 위기대응 훈련과 한국군 단독 지휘소연습을 결합한 ‘을지태극 훈련’과 새로운 이름의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섀너핸 대행은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의 비용을 주둔국에 다 물리고, 여기에 50%를 더 요구할 것이라는 이른바 ‘주둔비용+50’(cost plus 50) 구상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선 “틀린 것”이라고 답했다. 섀너핸 대행은 “우리는 비즈니스도, 자선사업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 주둔비용의 공평한 분담 원칙을 강조했지만 “그러나 그것은 주둔비용+50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둔비용+50 구상을 고안했으며, 내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제기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섀너핸 대행은 정 장관과 최근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 70만㎡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어질 일반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수순에 들어가고, 한국이 이에 따른 법적 절차를 밟는 셈이어서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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