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2일 오후, 비무장지대(DMZ) 안 한국전 유해 남북 공동 발굴을 위해 작업 중인 도로 개설 현장을 국방부가 공개했다. 연천/김봉규 기자
지난 22일 철수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공동사무소) 북쪽 인력 일부가 ‘남북 합의 이행’을 강조하며 3일 만에 복귀하면서, 남쪽 군 당국이 제안한 군사회담에 북한이 응할지, 또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공동 유해발굴 등 남북 군사합의가 예정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 관계자는 25일 “이번주 중 언제든 북쪽에서 (공동 유해) 발굴을 시작하자는 응답이 오면 바로 시작할 준비가 (남쪽은) 돼 있다”면서도 “아직은 북의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사무소의 북쪽 연락대표가 남쪽 대표에게 “공동사무소가 북남공동선언의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해나가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는 등 북한도 남북 합의 이행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주 중 남북 군 당국 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남쪽 군 당국은 북쪽에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지난해 ‘9·19 남북 군사합의서’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기로 한 공동 유해발굴의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올해 군사합의 이행 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군사회담이 열린다면 군사적 긴장 완화의 구체적 문제를 협의할 남북군사공동위원회와 공동경비구역(JSA) 민간인 자유왕래,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군사적 보장 대책 등이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이 판문점 등에서 만나 군사회담을 한 뒤 유해발굴을 시작하는 방안 △유해발굴은 약속한 날짜(4월1일)에 시작하고 군사회담을 별도로 하는 방안이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해발굴을 위해선 △남북 인원이 함께 섞여서 발굴을 진행할지 △남쪽 또는 북쪽 등 어느 지역부터 발굴을 시작할지 등 실무적 사항을 남북이 협의해야 한다. 이러한 발굴 계획에 대한 논의는 문서교환 방식도 가능하다. 발굴을 시작하기로 한 다음달 1일 남북 현장지휘조가 현장에서 만나 정할 수도 있다. 다만, 북쪽 군 당국이 남쪽 제안에 호응해 올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군 소식통은 군사합의 이행과 관련해 “북쪽이 이것저것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며 “아직 북쪽이 전략의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지 못한 듯하다. 구상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이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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