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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스페인 법원 “북 대사관 침입자, 미 FBI와 접촉”

등록 2019-03-27 20:55수정 2019-03-27 21:00

‘자신들 소행’ 밝힌 반북단체도 인정
용의자 10명중 한국·미국 국적자도
미국 정부는 연관성 부인
지난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지난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스페인 고등법원이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미국으로 도망친 뒤 미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26일(현지시각) 밝히면서 사건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북단체 ‘자유조선’은 이날 자신들이 북한대사관을 ‘습격’했음을 인정하고, 미 연방수사국과 접촉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날 스페인 사법부가 공개한 수사판사 호세 드 라 마타의 수사 보고서는 지난달 22일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의 주동자로 멕시코 국적의 미국 거주자 에이드리안 홍 창을 지목했다. 사건에 가담한 10명 가운데 신원이 파악된 7명 중에는 한국과 미국 국적자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불법 구금과 상해, 위협, 절도 및 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2일 오후 4시34분께 경제참사관을 찾아왔다며 대사관에 진입했고, 대사관 직원들을 “과격하게 폭행한 뒤” 수갑과 케이블선으로 묶어 몇시간 동안 감금했다. 용의자들의 손에는 칼과 쇠파이프, 모형 권총이 들려있었다. 스스로를 ‘북한의 자유를 위한 인권운동단체 회원들’이라고 밝힌 이들은 경제참사관을 지하실로 끌고 가 탈북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잡혀있던 대사관 직원 가운데 한 여성이 1층 창밖으로 뛰어나가 도움을 청했는데, 경찰이 대사관을 방문했을 때는 홍 창이 대사관 직원으로 위장해 나왔다. 이날 이들이 훔친 것은 컴퓨터 2대와 하드드라이브 2개, 휴대전화와 휴대용 저장장치(USB) 몇개였다.

이 사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건 닷새 뒤인 27일(현지시각) 홍 창이 대사관 습격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뉴욕에서 미 연방수사국 쪽과 접촉했다는 부분이다. 앞서 현지 일간 <엘 파이스>는 스페인 경찰 정보국(CGI)과 국가정보국(CNI)이 일당 중 최소 2명은 미 중앙정보국(CIA)와 관련이 있다고 파악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사건 직후 용의자들이 4개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포르투갈로 향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법조계 소식통을 인용해 용의자들이 모두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스페인 사법당국은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요청을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에이피> 통신은 용의자 가운데 최소 2명에 대해서는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확인은 ‘자유조선’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번 일은) 습격이 아니었다.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응했던 것뿐”이라고 밝혔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며 “해당 정보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공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합의는 깨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것은 엄청난 배신”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사건에 대한 연관성을 부인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은 관련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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