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이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대행(오른쪽)과 회담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대행은 1일(현지시각) ‘9·19 군사합의’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합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을 재확인했다.
두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계속 뒷받침하기로 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해 12월 섀너핸 대행이 부임한 이후 처음이다. 섀너핸 대행은 “우리 팀은 외교를 지원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대행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두 장관은 또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구비를 포함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을 조기에 충족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정 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달성을 위한 한국군의 노력을 설명했으며, 섀너핸 대행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국의 지속능력과 보완능력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한-미는 올 하반기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제 구축을 위한 최초작전운용능력(IOC) 검증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 군당국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평가하는 특별상설군사위원회(SPMC)를 최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장관은 머리발언에서 “전작권 전환의 첫번째 조건인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에 대한 한-미 공동평가를 위해 매월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특별상설군사위원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군 합참의장과 주한미군 선임장교인 한-미연합사령관 사이에는 상설군사위원회(PMC)라는 협의체가 있는데도 특별상설군사위원회를 가동한 것은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기존 상설군사위는 반기(6개월)에 한차례 열렸지만, 특별상설군사위는 열리는 달과, 전구급 연습이 실시되는 달을 빼고 매달 개최될 것으로 안다”며 “한국군의 연합작전 주도 능력 등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달 실시한 ‘19-1 동맹’ 연습의 성과를 보고하고 “조정된 한-미 연합 연습과 훈련이 한-미연합방위태세와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히 함은 물론, 연합사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는 데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섀너핸 대행은 머리발언에서 “아주 성공적이었지만 우리는 가을 훈련에서 이뤄낼 수 있을 개선점들도 파악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는 연합 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 연습’과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을 종료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19-동맹’이라는 이름의 지휘소연습을 실시한 바 있다.
두 장관은 이어 한-미 군사 및 국방당국 간 소통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데 만족을 표시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 등 대북 정보 공유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공조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정 장관이 ‘국방개혁 2.0’ 에 대해 소개하자 섀너핸 대행은 포괄적 동맹능력 향상과 전작권 전환 및 한국군 주도의 미래 연합군사령부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날 회담에는 한국 쪽에서 정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 7명이 참석했다. 미국 쪽에선 섀너핸 대행과 존 루드 국방부 정책차관, 에이브럼스 사령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 7명이 자리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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