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4월1일(현지시각) 워싱턴 미 국방부 청사에서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평가하기 위한 특별상설군사위원회(SPMC)를 구성하고 지난달 첫 회의를 열었다. 한국군 합참의장과 한미연합사령관 사이에는 6개월마다 열리는 상설군사위원회(PMC)라는 협의체가 있는데도 특별상설군사위원회를 가동한 것은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대행과의 회담에서 머리발언을 통해 “최근 전작권 전환의 첫번째 조건인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에 대한 한-미 공동평가를 위해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장군이 특별상설군사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별상설군사위는 상설군사위가 열리는 달과, 전구급 연습이 실시되는 달을 빼고 매달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최고위급 지휘관이 직접 나서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평가하기로 함에 따라 2022년 5월 끝나는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한-미는 지난해 10월 제50차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올해부터 한국군의 기본운용능력(IOC)을 평가하는 등 본격적인 검증 절차에 들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검증 절차는 기본운용능력 평가에 이어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 등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올해 기본운용능력 평가를 마친 뒤 1년 단위로 후속 단계를 통과하면 2021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다.
검증 완료가 곧바로 전작권 전환을 의미하진 않는다. 한-미는 2014년 제46차 회의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합의하면서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필수대응능력 구비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관리 등 세가지 조건을 못박았다. 한국군이 군사적 능력을 충족하더라도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평가에서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두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9·19 군사합의’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합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을 재확인했다. 두 장관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계속 뒷받침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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