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16일(현지시각)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 모습. 이 사진은 지난 12일 상업용 위성에서 촬영한 것이다. 연구소는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방사화학실험실 인근에서 5대의 특수 궤도차량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과거 방사성 물질의 이동이나 재처리 작업에 쓰였던 특수 궤도차량이 포착됐다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16일(현지시각) 밝혔다. 연구소는 “현재 움직임으로 볼 때 이들 차량이 재처리 작업 이전이나 이후 활동에 관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12일 확보한 상업위성 사진은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과 방사화학실험실 인근에 5대의 특수 궤도차량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과거 이들 차량은 방사성 물질의 이동이나 재처리 작업과 관련됐다”고 지적했다. 이전에도 영변 지역을 담당하는 풍강리 철도기지에서 이와 비슷한 차량이 방사성 물질을 운송한 적이 있고,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 작업이 이뤄진 뒤에도 이런 차량이 목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소는 지난 2월 이후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 작업과 관련한 주목할 만한 활동이 감지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도 “궤도차량이 방사화학실험실의 재처리 활동과 관련됐다고 볼 수 있는 특이한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가동을 중단한 영변의 5㎿ 원자로에서 북한이 폐연료봉을 인출해 재처리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아직까지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는 없지만,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이 재처리 관련 활동으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다며 미국의 태도 전환을 촉구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을 맞추기 위해 빨리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응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으로선 시간이 미국의 편이 아니라는 점을 환기할 압박 카드가 필요하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만약 재처리가 진행 중이라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의 미래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을 고려할 때 ‘중대한 전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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