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구성서 발사한 것도 ‘북한판 이스칸데르’ 추정

지난 4일 호도반도에서 발사한 전술유도무기와 형체 동일
시험발사에 이어 무기로서의 신뢰성과 안전성 최종검증한 듯
북한 “김 위원장 지도 아래 장거리 타격수단 동원한 훈련” 보도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장거리 타격수단을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앞서 북한이 9일 오후 4시29분과 4시49분께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각각 1발씩 2발을 쏘았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5월9일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지휘소에서 여러 장거리 타격수단들의 화력훈련계획을 요해하시고 화력타격훈련 개시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통신이 전한 장거리 타격수단은 5500㎞ 이상의 사거리를 갖는 ‘장거리 미사일’과는 다른 의미로 보인다. 합참은 앞서 발사체의 비행거리를 각각 420㎞, 270㎞로 추정했다. 두 발사체 모두 정점고도는 50㎞였다.

통신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수직으로 치솟는 장면이 담겼다. 북한이 지난 4일 원산 북방 호도반도에서 쏘아올린 발사체와 형체가 같다. 당시 상당수 군사전문가들은 이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로 추정했다. 북한이 호도반도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시험발사하고, 평북 구성에서 무기로서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최종 검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망원경으로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개발한 이스칸데르는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고체연료를 사용해 최대 500㎞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쏠 경우 남한 중부권 이남까지도 타격권에 들어간다. 정점고도에서 급강하한 뒤 수평비행을 하고, 이후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등 복잡한 비행궤적을 보여 요격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무기로 꼽힌다. 통신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240mm 방사포와 신형 자주포로 보이는 무기가 불을 뿜는 장면도 담겼다.

김 위원장은 훈련을 참관하고 “조성된 정세의 요구와 당의 전략적 의도에 맞게 전연과 서부전선 방어부대들의 전투임무수행능력을 더욱 제고하고 그 어떤 불의의 사태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단의 전투동원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나라의 진정한 평화와 안전은 자기의 자주권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한 물리적 힘에 의해서만 담보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관에는 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등이 동행했으며, 현지에서 박정천 포병국장(육군대장) 등 군 지휘관들이 영접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사일을 담당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의 참석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강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