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4일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달 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안보파괴보좌관”이라며 “이런 인간 오작품은 하루빨리 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7일 <조선중앙통신>(이하 <중통>) 기자와 문답 형식을 빌려 볼턴 보좌관을 “대조선 ‘전쟁광신자’”라고 비난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런 격한 비난은, 앞서 25일 볼턴 보좌관이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발의 성격을 지닌다. 이와 관련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사거리를 논하는 것도 아니라 탄도기술을 이용하는 발사 그 자체를 금지하라는 것은 우리더러 자위권을 포기하는 소리나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엔안보이사회 ‘결의’에 대해서 말한다면 우리가 이미 수차 천명한 바와 같이 주권국가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전면부정하는 불법무도한 것으로서 우리는 언제 한번 진정해본 적도, 구속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북쪽의 오랜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이 “1994년 조미 기본합의문을 깨버리는 망치 노릇”을 하고 “(북을) ‘악의 축’으로 지명하고 선제타격, 제도교체 등 각종 도발적 정책을 고안해낸 대조선 전쟁광신자”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라크 전쟁을 주도”한 점, “수십년 간 유럽의 평화를 담보해 온 중거리 및 보다 짧은 거리 미사일 철폐 조약을 파기하는데 앞장”선 점, 최근 “중동과 남아메리카에서 또 다른 전쟁을 일으키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호전광”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이런 주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트위터에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 이것은 나의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렀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김 위원장이 내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혀 볼턴 보좌관의 ‘유엔 결의 위반’ 주장을 제압하며 대북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한 직후에 나왔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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