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전투기 모습. 지난 2월 발생한 KF-16D 추락 사고는 연료 공급이 중단돼 엔진이 정지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지난 2월 서해에서 발생한 KF-16D 전투기 추락 사고는 엔진으로 연료가 공급되지 않아 엔진이 정지하는 바람에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공군이 29일 밝혔다. 공군은 “연료 공급 중단은 사전 점검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부분이므로 비행재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특별 정밀점검을 마친 KF-16 전투기들을 31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임무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F-16D 전투기는 당시 이륙 이후 정상적으로 상승해 훈련공역에 진입했으나, 중력가속도 내성 점검을 위해 선회기동을 준비하던 중 연료 공급이 중단되면서 엔진이 정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연료가 공급되지 않은 원인은 △연료펌프로 유입되는 연료도관 막힘 및 공기 유입 △연료펌프 내부의 막힘 △연료 조절장치로 유입되는 연료도관의 막힘 가운데 하나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막힘 현상은 외부에서 이물질이 유입되거나 부품 훼손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러나 바다에서 건져올린 엔진 부품 대부분이 깨지고 열려 있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기에 연료를 공급한 유류차량이 다른 전투기에도 같은 연료를 공급했다”며 “연료는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공군은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양한 지상실험과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규명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F-16D 전투기는 지난 2월27일 정오께 전북 군산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지 13분 만에 충남 서산 서쪽 46㎞ 해상에 추락했다. 당시 조종사들은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 공중재시동 절차를 2차례 수행했으나 모두 실패하자 비상탈출했다. 조종사들은 비상탈출 이후 해상에서 민간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추락한 전투기는 1998년 생산됐으며 6천여시간을 비행했다. 비행 수명 연한은 8천여시간이다.
공군은 사고발생 직후 항공안전단 사고조사실장을 단장으로 비행, 정비, 항공관제 분야 등 13명의 전문요원으로 사고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했다. 항공기 제작사인 록히드마틴과 엔진 제작사인 프랫앤휘트니 소속 전문요원 3명도 현장조사에 참여했다. 공군은 “사고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조종사의 진술과 관제기록을 확인하고, 해군의 협조로 인양한 항공기 엔진, 블랙박스, 엔진작동상태 기록장치 등을 정밀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KF-16 전투기 조종사를 대상으로 안전대책 및 비상처치 절차를 교육한 뒤 특별 정밀점검을 마친 전투기들을 31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 임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원인철 공군총장은 31일 서산비행장에서 첫 비행을 재개하는 KF-16 전투기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할 예정이다. 공군은 KF-16 전투기 120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