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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정경두 “북한 미사일에 대한 한·미 입장 불변”

등록 2019-05-31 16:46수정 2019-05-31 22:42

싱가포르서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 개막
‘미사일 특성 분석 중’ 기존 입장 재확인
한-일 양자회담 “의지가 있으니 잘되지 않겠나”
한·미·일 북핵 협상 수석대표들은 비공개 회담
남중국해 갈등 미-중 국방장관들도 회동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막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장관이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막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장관이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장관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한·미 국방당국과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바뀐 게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탄도미사일로 규정하지 않은 채, 특성을 분석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막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섀너핸 대행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한-일 양자회담과 관련해선 “의지가 있으니까 협의가 잘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회담이 성사된다면 “한-일 국방협력이 잘 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어려운 현안들을 잘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국방장관·북핵수석대표 총출동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정 장관과 섀너핸 대행을 비롯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 등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주요 나라의 국방장관들이 참석한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 정세와 미국의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 등 역내 주요 안보 현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는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들도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공조 방안을 협의한다. 세 사람은 이날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나 비공개 회담을 했다. 세 사람이 모인 것은 지난 3월 초 미국 워싱턴 회동 이후 석달 만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난관에 봉착한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되살리는 방안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3자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마주친 이 본부장은 대북 식량 지원 문제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어떤 것도 말하지 않겠다”며 질문을 피했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 모습. 연합뉴스
한·미·일 3자 회동에 이어 한-일, 한-미 양자협의가 예정돼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상황을 점검·평가하고, 대화국면을 이어가기 위한 적절한 대북 메시지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전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시간이 더는 우리 편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모든 당사국들이 ‘신뢰 적자’를 해소할 우호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 장관은 이날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대표단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베트남, 싱가포르 국방장관과 만나 관심사를 논의했다. 앵거스 킹(무소속), 태미 덕워스(민주), 마샤 블랙번(공화) 의원 등으로 구성된 미 상원 군사위원회 대표단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한·미 국방당국의 공조가 지속되도록 의회 치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정 장관은 ‘9·19 남북 군사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견인하기 위한 핵심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미 의회의 지지를 당부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정 장관은 다음날 본회의에서 ‘한반도 안보와 다음 단계'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인 '신한반도체제'를 소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및 남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한-일 국방장관 양자회담 추진 정 장관은 한·미·일 3자 회담을 비롯해 중국, 일본과 각각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일 3자 회담에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상황 관리와 비핵화 협상 재개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의 양자회담에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완화 이후 군사 분야 협력을 내실 있게 추진하는 방안이 협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나라 안보사령탑이 마주앉는 것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두 나라는 앞서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제16차 국방정책 실무회의를 여는 등 실무급 채널을 정상화한 바 있다.

일본과의 양자회담은 ‘초계기-레이더’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본은 최근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이 “한국과 원래 관계로 되돌아가고 싶다”며 관계 회복 의지를 적극 피력했으나,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우익 지지층을 묶어두려는 정치권의 계산이 개입하면서 기류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측이 회담 형태와 시간 등을 놓고 여전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식 회담 대신 회동 형식으로 양자가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남중국해 갈등 날카로운 공방 예고 올해 샹그릴라 대화에선 남중국해에 대한 접근을 거부하는 중국과, 자유항행 원칙을 고수하는 미국의 날카로운 공방이 예상된다. 섀너핸 대행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설파하면서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미국에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이 회의에 최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는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섀너핸 대행과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이날 오후 샹그릴라 호텔에서 20분 정도 만났다. 회동이 끝난 뒤 조 부치노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섀너핸 대행은 이번 회동이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생각했다”며 “두 장관은 양국간 오해의 위험성을 줄일 '군사 대 군사 관계'를 수립하는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장관이 대북제재 실행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섀너핸 대행은 웨이펑허 국방부장과의 회동 직전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가 지나쳤다”고 지적해 공세를 예고했다. 그는 “중국은 방어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대공 미사일이나 장거리 활주로들은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샹그릴라 대화가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전략경쟁 사이에서 역내 국가들이 선택을 강요받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은 ‘항행과 비행의 자유’를 지지하면서도 ‘국제법 원칙에 따른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섀너핸 대행은 회의를 마친 뒤 한국과 일본을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섀녀핸 대행이 3일 서울을 방문해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한 공조 방안을 비롯해 한·미 연합훈련 조정,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다양한 동맹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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