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 협상 수석대표들이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3자회동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들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난관에 봉착한 비핵화 협상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31일 싱가포르에서 얼굴을 맞댔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회동했다. 이 본부장은 회동을 마친 뒤 “한·미·일 수석대표들이 여러가지 이슈들에 대해 긴밀하게 이야기를 잘해왔다”며 “그동안 잘 협조해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협조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호텔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2시간20분 가까이 진행됐다.
이 본부장은 북-미 협상이나 남북 접촉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느냐고 묻자 “모든 주제가 다 이야기됐다”고 답했다. 수석대표들의 다음 회동에 대해선 “여기서 한-미, 한-일, 미-일도 있을 것”이라며 “여러가지 협의가 계속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와 가나스기 국장은 각각 “아무 것도 말하지 않겠다” “오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질문을 피했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의 만남은 지난 3월 초 워싱턴 회동 이후 거의 석 달 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회동에 앞서 “이번 만남은 하노이 이후 상황을 점검·평가하고, 대화 국면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적절한 대북 메시지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30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기조연설에서 “시간이 더는 우리 편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협상국들이 서로 신뢰를 쌓고 대화 절차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회동에선 대북 식량 지원 문제도 비중있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회동 직전 대북 식량 지원 문제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싱가포르/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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