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 소형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해 군 경계근무태세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연합뉴스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당시 경계에 허점을 보였던 육군 23사단 소초에서 근무하는 병사(21)가 한강에서 투신했다. 군 당국은 이 병사가 평소 부대 간부의 질책을 받아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9일 “육군 23사단에서 복무하는 한 일병이 8일 밤 서울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했다”며 “군 관련 기관에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일병은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 일병이 근무하는 부대는 지난 4월 소초에 투입됐다”며 “이 일병이 (그때부터) 간부로부터 업무와 관련해 질책을 받아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간부의 폭언이 있었으나, 폭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병사의 휴대전화에선 유서가 발견됐지만, 북한 목선 관련 내용은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사망자가 ‘북한 소형 목선 상황’과 관련하여 조사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투신했다’는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데 이는 확인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병사는 23사단 소초에서 상황병으로 근무했으나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하던 지난달 15일 아침에는 근무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 병사는 15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근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병사는 북한 목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 대상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병사는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23사단 경계근무 태세를 조사한 24일에는 휴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 병사는 22일부터 28일까지 연가 및 위로 휴가를 사용했고, 이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정기휴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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