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에 소환되는 러·중 무관 니콜라이 마르첸코 러시아 공군무관(왼쪽 사진)과 두눙이 중국 국방무관이 23일 오후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 5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카디즈)으로 진입하고, 이 가운데 러시아 군용기 한 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사건과 관련해 초치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5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으로 진입하고, 이 가운데 러시아 군용기 한 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한국 공군이 경고사격 등 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가 이날 밝혔다. 외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합참은 “오늘 아침 중국 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 등 5대가 카디즈에 진입했고, 이 가운데 러시아 A-50 한 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간 침범했다”며 “우리 군은 제주도 서남방 및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포착 시부터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추적 및 감시 비행, 차단 기동, 경고사격 등 정상적인 대응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 H-6 폭격기 2대는 이날 오전 6시44분 카디즈로 처음 들어와 7시14분 빠져나갔고, 7시49분에 다시 카디즈에 진입해 8시20분 빠져나갔다. 이어 H-6 2대는 8시33분 북방한계선 북방에서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합류해 8시40분께 카디즈에 다시 들어와 합동 비행한 뒤 9시4분 카디즈를 벗어났다. 이어 러시아 A-50 조기경보기 1대가 9시9~12분, 9시33~37분 두 차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했다. 공군은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F-15와 F-16 전투기를 띄워 1차 침범 때는 회피용 플레어 10여발, 기총 80여발을 쐈고, 2차 침범에는 플레어 10여발, 기총 280여발을 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오전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국가안보실장과 안보실 1차장은 국가위기관리센터에 위치하여 상황을 관리했다”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에게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연방안보회의(FSC)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처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와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를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국방부는 두눙이 중국 국방무관과 니콜라이 마르첸코 러시아 공군무관 등을 불러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노지원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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