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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악마화하는 가짜뉴스 검증은 새로운 통일운동이죠”

등록 2019-07-25 18:45수정 2019-07-25 19:25

[짬] 유튜브 ‘왈가왈북’ 운영진 유영호 김련희 홍강철씨
지난 5월부터 매주 유튜브 방송 ‘왈가왈북’을 진행하고 있는 <북한 영화, 그리고 거짓말>의 저자 유영호씨, ‘대구 사는 평양시민’ 김련희씨, 인민군 상위출신 탈북자 홍강철씨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 5월부터 매주 유튜브 방송 ‘왈가왈북’을 진행하고 있는 <북한 영화, 그리고 거짓말>의 저자 유영호씨, ‘대구 사는 평양시민’ 김련희씨, 인민군 상위출신 탈북자 홍강철씨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북한 관련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해야 합니다.”

지난 5월27일 시작한 유튜브 방송 ‘왈가왈북’이 내세우는 목표다. 왈가왈북은 <북한 영화, 그리고 거짓말>(2009·학민사 펴냄)의 저자인 북한 영화 전문가 유영호(55)씨와 <나는 대구에 사는 평양시민입니다>(2017·육일오 펴냄)의 저자인 탈북자 김련희(50)씨, 그리고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를 최우등 졸업한 탈북자 홍강철(46)씨가 함께 만드는 방송이다.

북한에서 살았거나 북한을 연구한 이 세 사람을 한 데 모은 것은 남한 정보기관·보수언론, 그리고 일부 탈북자들이 만든 가짜뉴스다. 이들은 일부 탈북자들이 종편 방송에서 한 발언들을 보며 “탈북자들이 자기 경력까지 속이는 등 발언 수준이 황당하다”(홍강철) “자기가 살았던 곳에 대해 저런 거짓말을 어찌 저리 천연덕스럽게 할까”(김련희) “저런 가짜뉴스가 우리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유영호)이라는 의견을 나누며 한 팀이 됐다. ‘북한 관련 가짜뉴스 팩트체크’는 왜 중요할까? 세 사람을 18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났다.

‘왈가왈북’은 현재까지 모두 18편의 꼭지를 유튜브에 올렸다. ‘부활의 나라 북? 북 처형설’ ‘‘기쁨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성상납 입당’, 웃기고 자빠졌네’ ‘탈북자, 북송과 재입국의 진실’ 등을 내보냈다.

이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2016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참사관으로 있다 탈북한 태영호씨의 발언들이다. 북에서도 엘리트 생활을 누린 태씨는 <3층 서기실의 암호>(2018·기파랑 펴냄)라는 증언집도 내고 국내외에서 강연과 인터뷰도 자주 한다. 태씨의 탈북 당시 북한은 태씨가 ‘국가기밀누설죄’, ‘자금횡령죄’, ‘미성년자강간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검증없이 태씨의 발언들은 보수·극우 언론을 통해 다양하게 유포되고 있다.

세 사람은 “태씨의 저술과 발언 중에서도 가짜뉴스가 많다”고 주장한다. 김련희씨는 “태씨는 <3층 서기실의 암호> 288쪽에서 ‘일반인이 외국영화를 몰래 보는 것은 중범죄’라고 했지만, 북한 주민들 중 거의 대부분이 남한 영화를 비롯한 외국 영화를 본다”고 말한다. 홍강철씨도 “일부 보수언론이 북에서 남한 영화를 보면 처형된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현재 북한 주민들은 모두 살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 사회에서 남한 영화를 권하지는 않지만 크게 처벌받지도 않는다. 다만 <장군의 아들>, <야인시대> 등은 폭력을 미화하고 유발한다는 점에서 규제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탈북자·북한 연구자 셋 모여
종편 탈북자 발언 등 팩트체크
지난 두달 동안 18꼭지 올려
강연 활발 태영호씨 특히 주목

“가짜 뉴스 많아 매일 체크해야”

홍강철씨는 ‘학력위조 문제’ 편에서 “태씨가 졸업했다는 국제관계대학은 당간부 양성학교”라며 “18살인 태씨가 국제관계대학에 갔다는 것은 남한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갔다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했다. 홍씨는 이런 가짜뉴스가 남북한 대화를 가로막는 큰 원인이라고 본다. “대화란 상대를 대화할 수 있는 동급으로 볼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가짜뉴스 탓에 북한 사람들을 노예나 바보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면 남북 대화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김련희씨는 “북한 관련 가짜뉴스에 대한 팩트체크를 하지 않으면 ‘북한을 악마화하는 풍토’도 사라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하나원에 있을 때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대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당 간부나 당원들이 도시락을 싸와서 어린아이들에게 나눠주었던 인간의 정이 흐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가 국정원으로부터 ‘그렇게 말하면 감옥가야 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이렇게 북한 악마화가 강요되는 분위기도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고 봅니다.”

왈가왈북 팀의 현재 소망은 유튜브에 매일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다. 각종 보수 매체가 쏟아내는 북한 관련 가짜뉴스가 많은 탓에 이를 매일매일 팩트체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란다. 유영호씨는 더 나아가 “북한 관련 가짜뉴스 팩트체크는 ‘새로운 통일운동’”이라며 “조건이 되면 전국을 돌면서 왈가왈북을 촬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셋은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왈가왈북이 필요없는 상황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것은 언제일까? “남북이 자유왕래를 할 수 있을 정도면 가짜뉴스도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게 되지 않을까요?”(유영호) 왈가왈북 팀은 그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태영호씨 등 일부 탈북자의 발언을 오늘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803-720258(언론협동조합 담쟁이 왈가왈북)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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