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한·미, 북한 ‘방사포’를 ‘탄도미사일’로 오인 논란

등록 2019-08-01 15:30수정 2019-08-01 20:11

북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사격장면 공개
다연장 로켓 발사관 장착 알아볼 수 있어
합참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 특성” 기존 평가 유지
초기 속도와 비행 궤적이 탄도미사일과 유사
‘조종’ 언급 정밀한 유도 기능을 갖춘 방사포인 듯
‘대구경’이라는 점에서 기존 300㎜ 개량형 추정
북한이 지난 31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공개한 것으로 발사대(붉은 원)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31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공개한 것으로 발사대(붉은 원)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31일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것은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고 밝혀 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한·미 군당국이 방사포를 탄도미사일로 오인한 셈이어서 정보 수집 및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1일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을 보면, 이번 발사체가 방사포의 특징을 갖고 있음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모자이크 처리돼 흐릿하긴 해도 이동식 발사대(TEL)에 다연장 로켓 발사관이 장착돼 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발사 방식이 다르다. 방사포는 동시에 많은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기존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미 정보당국은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다만 북한이 사진을 공개한 만큼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은 이 발사체가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된 지 3시간30여분 만에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을 거쳐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바 있다.

군은 이 발사체의 초기 속도와 궤적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특성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체의 초기 속도가 로켓이 아니라 미사일 수준으로 빨랐고, 궤적 또한 탄도미사일 특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발사체가 하강 단계에서 상승하는 이른바 ‘풀업’(pull-up) 기동을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발사대 모습. 모자이크 처리했으나 방사포의 특징인 다연장 로켓 발사관을 장착했음을 알 수 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발사대 모습. 모자이크 처리했으나 방사포의 특징인 다연장 로켓 발사관을 장착했음을 알 수 있다. 연합뉴스
군사전문가들은 이 발사체에 ‘조종’이라는 표현이 붙은 데 주목하고 있다. 이 발사체가 목표물에 정밀하게 유도됐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5월4일에도 동해상에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조종이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국방연구원 관계자는 “사거리가 수백㎞에 이르는 대구경 방사포의 경우, 유도장치를 부착하면 사실상 미사일과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 발사체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사격 모습. 목표물에 정확하게 유도됐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사격 모습. 목표물에 정확하게 유도됐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
북한이 언급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가 기존 300㎜ 방사포를 개량한 신형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WS-2 다연장 로켓과 유사한 400㎜ 방사포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300㎜ 방사포의 경우 중국의 WS-1을 기반으로 2010년대 초반 개발이 시작돼 2016년 3월 동해상으로 발사된 적이 있다”며 “이때 이미 발사관 모양이 WS-2와 유사해지고, 유도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WS-2의 경우 위성 항법신호를 활용한 정밀 유도가 가능하고, 사거리가 350㎞ 이상까지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 7월11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국장을 통해 스텔스 전투기 F-35를 무력화할 특별 병기 개발과 시험을 예고한 바 있다는 점에서 F-35가 배치된 중부권 비행장이 타격권에 들어온다는 것을 과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한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