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오전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았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보도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6일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쏘아올린 발사체는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에 떨어졌다. 북한이 최근 시험사격했다고 발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혹은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신뢰성을 추가적으로 시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들 발사체의 비행특성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쏘아올린 발사체의 고도는 37㎞, 비행거리는 450㎞,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9 이상으로 분석됐다. 고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행거리가 길고, 비행속도도 빠르다. 고도를 고려하면 비행거리는 북한이 지난달 25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600㎞)에 가깝고, 비행속도는 지난 2일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발사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마하 6.9)와 비슷하다. 북한이 발사 각도와 장소, 시간을 바꿔가며 성능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체가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의 중요한 비행특성으로 여겨지는 이른바 ‘풀업’(하강 단계에서 상승하는 비행) 기동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2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를 발사한 다음날 “시험사격을 통해 방사탄의 고도억제 수평비행 성능과 궤도변칙 능력, 목표 명중성, 전투부 폭발 위력이 만족스럽게 확증되었다”고 밝힌 것을 보면, 이번 발사체도 ‘궤도변칙 능력’을 구현했을 공산이 크다.
북한의 이번 발사가 신형 무기체계를 전력화하기 위한 점검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과거에도 새로운 무기체계를 시험할 때 처음에는 바다 근처에서 쏘다가 성능을 확인하면 내륙을 가로질러 발사하는 행태를 보이곤 했다. 지난달 25일과 31일, 지난 2일 발사는 모두 동해와 가까운 데서 이뤄졌다. 군 관계자는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동해 쪽에서 초기 시험을 하고 안정성에 자신감이 생기자 서해 쪽에서 내륙을 관통하는 추가 시험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최근 발사체를 놓고 방사포라는 북한의 발표와 미사일이라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가 엇갈리지만, 이 발사체의 성능이 미사일에 해당한다는 점에서는 한·미 정보당국의 손을 든다. 이번 발사체가 중국의 WS-2 다연장 로켓과 유사한 400㎜ 방사포라는 지적도 있으나, 이 방사포의 속도는 마하 6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번 발사 역시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도 한-미 연합연습 기간에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았다. 2017년 3월에는 연합훈련 기간에 미사일 4발을 발사했고, 2016년에도 연합훈련 기간을 앞뒤로 10차례에 걸쳐 모두 21발의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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