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 환송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선박 호송과 해적 퇴치 임무 등을 수행할 해군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4400t)이 13일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를 출발했다. 최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호르무즈해협의 안전을 보장할 국제협력을 강조한 터라 호르무즈해협으로 뱃머리를 돌릴 지 주목된다.
강감찬함이 아덴만까지 가는 데는 한 달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덴만에서 호르무즈해협까지는 나흘 정도 걸린다. 강감찬함이 아덴만에서 작전을 펼치다 호르무즈해협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면 늦어도 1주일 안에는 투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강감찬함은 평시엔 디젤 엔진을 사용하나 작전 상황에선 고속기동을 위해 가스터빈 엔진을 돌린다.
강감찬함이 항해나 작전 도중 호르루즈해협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대해 국방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 대변인은 호르무즈해협의 안전을 보장할 다국적 연합체 구성을 추진하는 미국과 실무적인 접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정부는 우리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감찬함이 호르무즈해협에 투입될 경우 국회 동의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청해부대 파견연장 동의안’을 보면 △파견 인원은 320명 이내 △파견 전력은 4000t급 이상 구축함 1척 △파견 지역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일대로 명시돼 있다. 다만 “유사시 국민 보호 활동을 위해서는 지시되는 해역을 포함한다”는 내용이 붙어 있다. 파견 임무는 △선박의 안전 호송과 안전 항해 지원을 통한 국제 해상 안전과 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연합해군사령부 및 유럽연합(EU)의 해양안보 작전 참여 등이다. 정부는 파견 인원이 320명을 넘거나 임무가 바뀌지 않는 한 국회 동의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한국과 같이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우호적이었던 나라가 관계의 민감성을 고려해, 끝이 분명하지 않은 행동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국이 이란에 대적하는 연합체에 참여하면 우리에겐 좋지 않은 신호”라고 밝혔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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