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오전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쏘았다. 사진은 지난 10일 북한이 함흥에서 발사한 발사체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오전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쏘아올린 통천은 군사분계선(MDL)에서 50㎞가량 떨어져 있다. 지난 5월 이후 북한이 발사체를 쏜 곳 가운데 군사분계선과 가장 가깝다. 발사체가 겨냥한 동해상 표적도 남쪽에서 가장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남쪽을 향한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은 5월 이후 8번째다. 북한은 5월4일과 9일, 그리고 지난달 25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고 밝힌 단거리 발사체를 쏘았다. 지난 10일엔 ‘새 무기’라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새 무기의 겉모습이 수백개의 자탄을 탑재한 미국의 전술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와 닮았다며 ‘북한판 에이태큼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 ‘3종 단거리 세트’는 모두 고체연료를 쓰고,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돼 신속성과 기동성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발사와 이후 보도 행태를 보면, 이번 발사체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이거나 ‘새 무기’일 공산이 크다.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지난 6일 수도권 상공을 지나는 시험발사를 통해 사실상 개발을 완료하고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와서다. 지난 10일 ‘새 무기’ 발사가 처음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를 그 후속으로 보는 관측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당시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은 고도 48㎞, 비행거리 400㎞, 속도 마하 6.1 이상으로 탐지됐다. 이번 발사체는 고도 30㎞, 비행거리 230㎞, 속도 마하 6.1 이상으로 분석됐다. 같은 미사일이라면 이번엔 각도를 낮춰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무기체계 완성에 필요한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려 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한·미가 진행 중인 지휘소연습에 대한 반발과 함께 국방부가 최근 국방중기계획에서 밝힌 군사력 증강에 대한 불만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초점을 맞춰 지난 11일 시작한 한·미 지휘소연습은 20일까지 이어진다. 국방부는 지난 14일 항공모함 수준의 다목적 대형 수송함 건조 계획 등을 담은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과거 통천과 가까운 안변 깃대령에서 몇차례 미사일을 쏜 적이 있다. 2017년 8월26일엔 당시 진행 중이던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비난하며 미사일을 쏘았다. 깃대령에는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기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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